살면서 주변에서 본 쇼킹한 불륜썰 1~5위

3위: 미애와 스쿨버스

by 강나린

나는 평범한 인문계 여고를 다녔는데 학교에 스쿨버스가 5대 있었어. 그때 내가 살던 도시에서는 학교에 따라 어떤 학교는 버스 대절회사랑 계약을 맺고 스쿨버스로 사용하는 학교도 있었고 자체 스쿨버스가 있는 데도 있었는데 우리 학교는 자체 스쿨버스가 있었어. 버스가 우리 학교 교복을 연상시키는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학교 이름도 버스 양옆면에 크게 쓰여 있었지. 아침에 3번, 저녁에 3번 운행해서 아주 일찍 학교에 갈 수도 있었고 그냥 등교시간에 딱 맞춰서 갈 수도 있었지. 저녁에는 학년에 따라 자율학습 마치는 시간이 달랐어. 1호차~5호차 중에 5호차는 학교 출발하자마자 아예 다른 경로로 빠지는 버스였고, 1~4호차는 경로는 달랐지만 시내 중심가를 지나쳐 갔기 때문에 시내에 놀러나가는 애들은 네 대 중에 골라 타면 됐지. 스쿨버스를 타는 애들은 학기별로 돈 내고 신청하면 명함 크기의 사진이 붙은 버스패스를 받았고 탈 때마다 기사 아저씨한테 보여주고 타야 됐어. 나는 아빠 차로 통학했기 때문에 스쿨버스를 탈 필요가 없었는데 토요일 하교할 때는 버스패스 없이도 아무나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스쿨버스를 타 본 적이 있어. 4~50대 정도의, 아놀드파마 짜가 티 같은 것에 구겨진 기지바지를 골반뼈 반쯤까지 내려 입은 스타일의 기사 아저씨들 다섯 명은 아침 운행 끝나고 나면 사라졌다가 하굣길 운행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나타나서 교문 밖에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담배 피우고 하면서 학생들이 나오기를 기다렸지. 종례를 일찍 마쳐 주는 담임 반 아이들은 호다닥 내려와서 버스의 좋은 자리를 선점했고 종례가 길어진 반의 아이들은 조금 늦게 내려오고 그랬는데 우리 학년에 미애(가명)가 있었는데 얘는 항상 1등으로 호다닥 스쿨버스 주차해 놓은 데 도착했어. 여느 아이들처럼 길가에 모여서서 만차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기사 아저씨들한테 버스패스만 보여주고 부리나케 버스에 올라타는 대신, 미애는 그 곁에 같이 서서 아저씨들이랑 수다를 떨더라? 항상. 아주 화기애애하게. 그냥 어린 학생이 학교 관련 일하시는 분들한테 예의바르고 싹싹하게 하는 선을 넘어서는 거 있잖아. 마치 교태를 부리는 듯한. 그리고 의도치 않게 비하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봐 내가 여기서 너무 적나라하게 묘사하기는 좀 그런데 그 아저씨들은 진짜로 진짜로 '아저씨'들이었거든. 내 아버지뻘에 약간.. 말투도 좀 거칠고 암튼. 이 미애라는 애가 어떤 애냐면 아주 평범한 귀염상 외모에 안경 쓰고 살짝 긴 커트 머리에 항상 교복도 잘 갖춰 입고다니고 공부도 중간 이상은 하는 아이였어.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했는데 좀 음흉한 데가 있다고 해야 하나? 미애 옆에는 두 명의 친구들이 항상 같이 있었는데 이들 셋은 우리 고등학교가 있던 그 도시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게 아니라 인근의 시골 출신들이었어. 그 시골들이 나중에는 행정구역상으로 그 도시로 다 편입됐지만. 그래서 뭐 어떻다는 게 아니라 이 셋을 어린시절부터 아는 아이들이 없었어. 이 셋은 반이 다 달라도 항상 셋이 붙어 다니고 점심도 셋이서 만나서 먹고 반의 다른 친구들이랑은 일부러 교류를 안하는 것 같았어, 의식적으로. 표 나게 껄렁껄렁한 건 전혀 아니고 오히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단정하고 수수하게 다니는 편인데 뭔가 셋이서 항상 작당 모의를 하는 것 같은 느낌 있잖아. 그래서 소문이 별로 안 좋았고 애들이 걔들을 꺼려 했지. 미애를 위시한 이 셋이 가장 명랑해 보일 때는 스쿨버스 기사아저씨들이랑 농담하고 장난칠 때. 도대체 쟤네 뭐야 이상해..싶더라. 이 셋과 스쿨버스 기사 아저씨들과의 적절치 못한 친분이 눈에 띄면 띌수록 이 여덟 명의 관계에 대한 온갖 억측과 카더라 통신이 넘쳐났어. 이 셋은 버스 탈 때 버스패스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스쿨버스 루트의 맨마지막까지 셋 다 안 내리고 있다가 아저씨들 버스 운행이 끝나고 나면 다들 만나서 술 마시고 논다는 소문까지. 급기야 어느 한여름 누가 주말에 계곡에 놀러 갔다가 이 여덟 명이 계곡에서 고기 구워 소주 마시면서 서로 주무르며(?) 노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말까지 나돌았지. 어머 세상에 하며 뒷담화를 전하는 아이들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설마 설마 했어. 그 아저씨들은 진짜 그런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짜 너무 '아저씨'였던 거야! 생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말도 있지. 오래 소문으로만 돌던 게 조금씩 베일을 벗었어.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 보통의 월요일, 2교시를 한창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학교가 어수선한 거야. 쉬는 시간이 되어 웅성웅성거리는 교무실 근처에서 발빠른 아이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지. 2호차 기사 아저씨와 3호차 기사 아저씨의 아내가 학교에 와서 미애 패거리 세 명을 불러오라고 교무실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거야. 자기 남편들이랑 불륜을 저지르는 년들이라며. 스쿨버스 운행을 매니징하고 있던 체육주임 선생님이 겨우겨우 그 두 사람을 돌려 보냈지만 미애 외 두 명은 그렇게 교무실로 불려가서 면담 후 집으로 보내졌어. 그러곤 셋 다 며칠 학교에 안 나오더라? 이후에 학적 처분이 있었고 그 중 한 명은 유기정학 후 학교에 복귀했고 한 명은 전학갔고 미애는 그 길로 자퇴 처리됐어. 학교에 남은, 정학 후 돌아와 결국 졸업까지 해낸 그 미애 친구는 이후 학교생활 동안 조금씩 다른 아이들과 교류했고 그렇게 나중에야 알음알음으로 들은 얘기는, 미애 무리와 스쿨버스 기사아저씨들이 같이 놀러다닌 게 맞고, 다만 5호차 아저씨는 전혀 연루되지 않았으며, 1호, 4호차 아저씨들은 각각 미혼에 이혼남이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었고, 아저씨들을 먼저 꼬셔낸 게 미애였대. 미애는 무리 중 우두머리격이었고 그 셋의 부모들이 고향 마을에서 이웃인데 두 친구의 집이 미애네 집 일을 도와주면서 먹고 산대. 어이없을 정도로 멍청하게도 2호차 스쿨버스를 타고 그 7명이 휴일에 어딜 가다가 누구 눈에 띄었고 의심을 하기 시작한 아내들이 불륜을 알아낸 거였는데 정학을 맞은 건 미성년자출입금지 장소에 다닌 것 등 때문이었고 미애는 원해서 자퇴를 했대. 왜냐면 미애는 그때 임신 중이었거든. 1~4호차 누구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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