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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Feb 08. 2020

Book First! 책이 먼저다.

책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내가 평생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독서이다. 밥은 하루 안 먹어도 괜찮고, 잠은 하루 안 자도 되지만 책은 단 하루라도 안 읽으면 안 된다. '
   - 마오쩌둥


  나는 매일 책을 읽는다. 단지 글자 상의 의미로 매일 읽는다는 말이 아니라 날이면 날마다, 시도 때도 없이 읽는다. 그렇다고 해서 읽어야 할 때 안 읽거나 읽지 말아야 할 때 읽는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5분 동안 읽기 적당한 책(글)은 5분의 짬이 나는 순간에 읽고, 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책(글)은 일부러 한 시간을 만들어내서 읽는다.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보통 하루에 2시간은 책 읽는데 할애하고 있다. 이런 나를 보고 어떤 사람은 '책 중독증' 또는 '활자 중독증'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런 습관도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나도 보통 사람이다. 하루에 24시간에 1분이라도 더 더할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까를 남다르게 고민해 보았을 뿐이다.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지금까지 축적된 독서량으로 하는 것이다독서의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꾸준히 하는 것'이 힘이 된다."

  이 말은 사이토 다카시가 그의 책 독서력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렇다. 독서는 했다, 안 했다 하는 것이 아니다. 독서는 절대로 취미가 아니다. 독서는 해야 하는 것. 사람에게 있어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꾸준히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책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서서히 내 삶 속에 들어오게 된다. 그때가 바로 진정한 삶의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나는 그 경험의 순간이 약 7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이 내가 되고 내가 책이 되는 순간 말이다.     


  나는 유통업, 그중에서도 백화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었다. 백화점이란 곳은 일하는 방식이 각각의 점포, 부서 등 성격에 따라 매우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서 다이내믹하고, 매우 변화무쌍한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서울 본사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8시 반에 출근하여 6시 반에 퇴근하였다. 근무시간 대부분이 거래업체와 통화하는 시간이며 순간순간 짬을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그때는 대부분 집에서만 책을 읽었다. 특히 주말을 활용했었다. 토요일, 일요일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든가, 아니면 아예 늦은 밤에 읽었다. 한 번 읽을 때 집중해서 1~2시간을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성격 탓에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서서히 독서에 대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 번은 강남에 있는 지점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집이 있는 인천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한다는 것은 해 본 사람은 알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7시에 집에서 나오면 전철이든, 버스든 정확히 러시아워 시간대여서 간신히 출근하더라도 녹초가 된다. 출퇴근만으로도 힘든 데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냈었다. 그때 결심했다. 아예 일찍, 새벽같이 출근하자! 아침 기상 시간은 5시 30분. 집을 나서는 시간은 6시.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7시 40분. 그랬더니 아침에 한 시간 이상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마찬가지로 점심을 먹고 난 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약 30분간의 독서. 그리고 퇴근 시간 전까지는 간간이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명언집’ 위주로 독서를 했다. 퇴근 시간 이후에는 오히려 책 읽기를 조금 멀리했다. 밤에 조금만 늦게 자게 되면 새벽 활동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약 2년 가까이 아침 책 읽기가 습관이 된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일찍 출근해서 나만이 존재하는 그 시간. 이때는 나에게 있어 마치 어떤 종교의식과도 같았다. 말 그대로 책 속에 푹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이번에는 지방 점포(광주광역시 소재)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처음 해 보는 지방점 근무. 모든 것이 낯설게만 다가왔다. 고민 끝에 나는 혼자 근무하기로 하였다. 남들이 말하는 주말 가족이 된 것이다. 일주일에 5일은 사택에서 기거하고 휴무일 이틀은 집이 있는 인천에서 사는 두 집 살림이 시작된 것이다. 평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반면에 책을 읽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시간도 예전 서울 생활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가 시간 관리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책을 읽는 시간에 비례해서 독서량이 상대적으로 대폭 늘었다. 양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많이 읽는 가운데 몰입 독서라고 하는 독서의 질 또한 높아진 것이다. 많을 때는 하루에 다섯 권도 너끈히 읽었다.

다시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을 하는 지금, 자연스럽게 새벽 기상과 그에 따른 독서 생활도 다시 맞춰졌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독서 생활은 말 그대로 생활이자 삶, 그 자체다.

  이처럼 나의 최근 약 7년간을 되돌아보면 책 읽는 시간과 요일은 제각각 달랐다. 하지만 그럴수록 책 읽는 시간은 각각의 상황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변화해 온 것이었다.


  '나는 꼭 아침에만 읽어야 해!'

  '음, 나는 밤늦은 시각에 읽는 게 좋은데….'

  '나는 해가 떠 있을 때가 아니면 책이 눈에 안 들어와.'

  책 읽는 데 있어 반드시 꼭 시간과 요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책 읽는 방법 또한 바꿔야 한다. 굳이 시간 관리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시간 관리라는 말 자체도 웃기는 말이다. 하루라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일을 관리하는 것이지, 어떻게 시간을 관리한다는 말인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1초를 빨리 가게 하거나 늦게 가게 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시간 속에서 얼마나 밀도 있게, 짜임새 있게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변화경영전문가 故 구본형은 '독서 시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매일 시간을 떼어 내기 위해서는 그 시간에 우선적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즉 다른 것 다 하고 남는 시간에서 두 시간을 떼어 내겠다는 생각으로는 3일을 넘기기 어렵다먼저 두 시간을 떼어 낸 후나머지 스물두 시간을 가지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먼저 즐겨라."

  마찬가지로 하루라는 시간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한없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라는 세네카의 명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독서 시간을 생각해 볼 때 중요한 것은 딱 두 가지다.

  첫째,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어떤 방법을 통해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낼 것인가.

  둘째, 어떻게 하면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독서를 할 것인가.

  한국 카네기 연구소의 최염순 대표이사는 "1일 1시간 책을 읽으면 1주일에 1권, 한 달에 4권, 1년에 50권. 10년에 5백 권. 이렇게 하면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된다."라고 말했다.

  ‘하루 중 어느 때 시간을 낼 수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뻔하다. 머릿속에는 이미 '남는 시간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바로 책을 읽어야만 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답이 있는 것이다.

  '오늘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오늘 읽지 못한 부분까지 내일 읽어야지.'

  '오늘은 어쩔 수 없었잖아. 누가 봐도 불가능했어.'

  오늘 먹지 못한 밥은 내일 먹어도 되지만 오늘 읽지 못한 책은 절대로 내일 읽을 수 없다. 책은 사람과 같이 감정이 담겨 있는 물건이라서 그때그때 읽는 감정에 따라 달리 읽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생각하는 나의 ‘관점’에 있다.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 ‘시간이 나면’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여야만 한다.

   물리적으로 도저히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감정적으로 도저히 책을 읽을 기분이 안 날 때일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지금 이런 상황에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 생각이 들 때일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시간을 만들어 주고, 영감을 북돋아 주며, 기분을 다스려 주고, 삶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자, 시간이 없을수록 책부터 읽자. 책을 읽고 나서 시계를 보자.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보자. 완벽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마법의 도구.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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