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말고

투닥투닥 황박이

by 상지


“엄마가 결혼기념일 축하한대.”


결혼기념일이었다.

독사진을 찍어준다기에 그가 연례행사처럼 사 오는 꽃다발을 들고 웃었다.

웃는다고 웃었는데 그가 물었다.

“왜 어금니는 앙 무는 건데?”


얼굴이 호빵만 하게 나와서 그래.

잔소리 그만하고 어서 예쁘게나 좀 찍어줘 봐!


역시나 투닥투닥.

투닥 임의 끝에 그가 말을 이었다.

어머니께서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며 꽃다발 사들고 들어가라고 용돈을 보내주셨다고.

“엄마가 그동안 사느라 고생 많았다고, 앞으로 싸우지 말고 잘 살래.”


전쟁 같은 신혼을 보내면서 우리 부부에게 생긴 규칙 중 하나는 각자의 집안에서 오는 메시지는 각자가 받아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수많은 부부가 서로의 규칙을 정하고 어기고 싸우고 또 정하기를 반복한다는 걸 알기에, 약속을 어김없이 지켜주는 남편과 이를 존중해주시는 시어머니가 감사한 것도 사실이다.


그의 말이 끝나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할 시간.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건강하시라고. 그리고 우리는 내가 일방적으로 아드님께 져드려서 싸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괄호 열고-

어머니 보시기에 그다지 고분고분하지 않은 큰 며느리라 걱정이 되시겠지만, 저희가 투닥거리 기는 해도 잘 싸우지는 않는답니다. 아시잖아요. 어머니 큰아들 성격.

-괄호 닫고-


말로 내지 않은 “괄호”안의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한참을 황당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오늘은 우리가 결혼한 지 7년이 되는 날이었다.



어머니의 효자아들이 올해도 심부름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