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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Sep 20. 2020

그의 콘크리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RULEBREAKER 34. 안도 타다오



어떤 콘크리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으, 정말 어디 새로운 데 좀 가고 싶어!"



일상의 공간에 질려버린 지인들이 하나같이 쏟아내는 말이다. 줌으로 만나는 것도 하루 이틀. 인적이 드문 교외를 찾아다니는 것도 고만고만. 아늑한 소파와 편안한 침대가 이렇게 무거웠던 적이 없다고들 한다. 김영하 작가가 말했던가. 우리가 살아온 공간에는 상처도 묻어있다고.



요즘처럼 새로운 공간과 환경을 갈망할 때면 늘 건축가 '안도 타다오'를 떠올리게 된다. 그가 강원도에 지어놓은 뮤지엄 산(MUSEUM SAN)이 그렇고, 제주도에 지어놓은 글라스하우스, 지니어스로사이, 본태박물관이 그러하니까. 흔하디 흔한 것이 콘크리트지만 어떤 콘크리트에는, 그러니까 안도 타다오의 콘크리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콘크리트는 수단에 불과하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은 그것이 (미술관, 쇼핑몰, 집이든) 어떤 형태이든 들어서는 순간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말 그대로 초현실적인 공간감이 압도적이라, 그 자체로 특별하다. 현실에서 매일 보는 콘크리트라는 소재는 온데간데없고, 어느 시대인지 어느 지역인지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낯섦의 세상으로 초대된다.



강원도에 위치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 '뮤지엄 산' 안의 제임스 터렐관 내 명상관



흔히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이 특별한 이유를 소개할 때마다, 그가 건축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만이 강조된다. 하지만 독학으로 어느 경지에 오른 인물이나 결과물을 설명하는 건, 막연한 천재성에 열광하고 싶은 환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안도 타다오가 콘크리트라는 소재를 고수하는 이유에 그가 진정한 룰브레이커임이 숨어있다. 콘크리트는 그가 설정한 어떤 한계다. 최소한의 아주 제한적인 재료만을 고집하는 건축가라는 점이다. 대신 그가 자유롭게 또 풍성하게 사용하는 건축 재료는 따로 있다. 바로 햇빛, 물, 하늘, 산등성이 같은 대지의 고저다. 더 나아가서는 바람과 소리 등도 있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안도 타다오가 문의 건축을 짓기 위해 세운 건 시멘트 구분벽 정도다. 결국 자연이 주재료다.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위치한 안도 타다오 건축의 집. 최소한의 건축적 개입으로 자연을 극대화했다.



콘크리트는 안도 타다오에게 있어 수단에 불과하다. 정말 중요한 알맹이는 '조화'다. 다양한 재료로, 화려한 색상으로, 기능을 살린 건축을 만드는 것에 그는 관심이 없다. 건축을 둘러싼 자연환경이나 주변지역과의 조화를 통한 아름다움을 짓는 것. 그것이 안도 타다오의 건축이 기존 건축을 뒤집는 핵심이다.




어떤 세계관은 모든 것을 압도하니까



안도 타다오가 처음 지어낸 건축물(스미요시노나가야)은 유별나기로 유명했다. 거대 시멘트 벽돌같이 생긴 데다가, 창문과 냉난방 시스템이 없으며, 화장실에 갈 때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는 지독한 집이었기 때문이다. 이 주택을 심사하러 온 건축상 심사관이 건축물과 안도 타다오라는 인물의 고집에 대해 인정하고 돌아간 일화가 유명하다.



안도 타다오가 처음 지은 스미요시노나가야(스미요시의 연립주택이란 뜻). 창문과 냉난방 시스템이 없으며 화장실에 갈 때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는 지독한 집이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이 극단적인 집을 지을 때부터, 세계적인 건축상을 휩쓸고, 하버드에서 건축학을 가르치는 교수일 때도 그의 건축은 세계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건축은 삶을 지배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존'이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과 재료는 콘크리트로 최소화한다는 고집까지도-



이렇게 어떤 세계관은 모든 것을 압도한다. 어느 공간에 살아내려면, 그 환경을 감수하라는 그의 궤변에 가까운 주장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현실에 옴짝달싹할 수 없이 갇혀버린 때에, 안도 타다오의 모든 것을 초월한 건축은 자꾸만 우리를 끌어당긴다. 그가 건축가인 동시에 콘크리트의 시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건, 그가 건물이 아닌 영감을 짓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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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출처 - 구글, domus for design,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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