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러운 관계!
어둠!
달빛!
들판!
수 많은 별!
아름다운 꽃!
꼼지락 거리는 풀벌레!
달리기 시합하는 동물들!
밤하늘 별들이 반짝거렸다.
들판 끝자락에 자리한 산 너머에서 달빛이 환하게 비췄다.
어둠이 깔린 들판에서
쇠똥구리와 들쥐 <또리>가 똥을 굴리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쇠똥구리 옆 자리에 <또리>가 함께 있었다.
똥만 굴린다고 쇠똥구리를 놀리던 <또리> 었다.
"웃기는 녀석!
똥을 좋아하다니.
부럽다 부러워!"
들판 친구들은 쇠똥구리와 <또리>가 친구 되자 배가 아팠다.
그림 손정은/쇠똥구리와 들쥐 또리!(출간동화 일러스트)/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졸업
그런데
똥 줍는 고양이가 나타났다.
그 고양이 이름은 <망치>였다.
<망치>는 동물들이 똥 싸면 치워줬다.
또 마른 똥은 집으로 가져갔다.
똥을 굴리고 치우던 쇠똥구리만 보던 들판에 고양이 <망치>와 들쥐 <또리>가 나타났다.
그들도 쇠똥구리처럼 똥을 줍거나 굴리고 다녔다.
둘은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도 <또리>와 <망치>를 보면 좋아했다.
멀리!
들판 한가운데 토끼들이 놀고 있었다.
그곳은 토끼풀이 많은 곳이었다.
<망치>는 토끼들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렸다.
"따라오지 마!"
하얀 토끼는 뒤를 따라오는 고양이 <망치>를 보고 크게 외쳤다.
"내가 똥을 치워야 넌 살 수 있다니까!"
<망치>는 토끼가 똥 싸면 기다렸다 똥을 가져갔다.
"내 똥은 쇠똥구리가 치우니까 걱정 말라니까!"
토끼가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넌!
그 많은 똥을 누가 치우는 것도 모르는 녀석이야."
하고 <망치>가 말하자
"쇠똥구리가 치우는 걸 봤어!"
"히히히!
내가 하나만 남기고 다 치우니까 그 하나를 쇠똥구리가 치워주는 거야."
<망치>가 웃으며 말하자
"웃기고 있어!
그 더러운 똥을 따라다니며 왜 치우는 데."
토끼는 <망치>가 따라오는 것도 싫지만 똥을 치워준다는 것은 더 싫었다.
"똥을 치워야!
호랑이나 늑대에게 잡아먹히지 않지."
하고 <망치>가 말하자
"뭐라고!
이곳에도 호랑이나 늑대가 있다고?"
토끼는 들판에서 혼자 살아도 무섭지 않았다.
호랑이나 늑대가 있다면 벌써 죽었을지도 몰랐다.
"가끔 나타난다고!
들판 친구들에게 물어봐."
<망치>는 누군가 버린 토끼가 들판에서 잘 살았으면 해서 도와주고 싶었다.
"그게 사실이야?"
토끼는 무서웠다.
"그렇다니까!
호랑이나 늑대가 나타나는 날은 달도 뜨지 않는 어두컴컴한 밤이야."
<망치>는 정말 무서운 호랑이를 본 적이 있다며 토끼에게 말했다.
"고양이는 안 잡아먹어?"
하고 토끼가 묻자
"이런!
바보 같으니.
고양이는 호랑이과에 속하기 때문에 안 잡아먹지!"
하고 <망치>가 말하자
"호랑이과!"
"그래!
날 자세히 봐봐.
호랑이를 축소해 놓은 것 같지 않아"
하고 <망치>가 말하며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긴 해!"
토끼는 <망치>가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래도 배가 고픈 호랑이는 고양이도 잡아먹어!"
하고 <망치>가 말하자
"그렇지!
그 무서운 호랑이가 고양이를 가만 둘까."
토끼는 호랑이가 고양이를 잡아먹을 거라고 생각했다.
"맞아!
호랑이는 배고프면 고양이건 강아지건 토끼건 모조리 잡아먹어.
그러니까 조심해!"
"알았어!
그런데
날 따라다니며 똥을 치우는 건 싫어."
토끼는 <망치>가 따라오면 똥을 편하게 눌 수 없었다.
"알았어!
보이지 않을 만큼 떨어져서 다닐게."
하고 <망치>가 말하자
"싫다니까!"
하고 말한 토끼는 달렸다.
"알았다니까!"
"따라오지 마!
거기 서서 꼼짝 마."
토끼는 돌아 서서 말하고 언덕을 향해 달렸다.
<망치>는 따라가지 않았다.
들판은 동물들의 천국이었다.
꽃향기가 가득했다.
달빛이 유난히 아름다웠다.
별들도 반짝반짝 빛났다.
야생화 꽃이 만발한 곳!
그곳에서 쇠똥구리와 <또리>가 똥을 굴리고 있었다.
"누구 똥일까!"
꽃들은 궁금했다.
무당벌레와 꿀벌도 궁금했다.
노래를 부르며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와 <또리>는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