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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26. 2024

일상의 고풍스러운 사색!/권수자 작가

착각에 빠진 동화 429

일상의 고풍스러운 사색!

권수자 작가 개인전





내가 가는 길목에서

누구와 만남이 이루어지고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는 삶이 지향하는 것이 하나의 길이다.

그래서

인연이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다.


권수자 작가는 강직하면서도 동적인 끈(인연-선)을 통해 우아한 인간미를 표현하고자 한다.

헝클어진 끈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을 찾을 수 있다.

철저히

평면적이고 평범하지만 그 속에 세련미와 조화를 담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의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찾고자 하는 것들이 작품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주름은 길/혼합재료(실, 바늘, 화선지, 물감) 권수자




노자가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 하지 않았던가!

도를 도라 말할 수 없다면 도가 아니듯 길이 복잡하게 막혔다고 해서 길이 아닐 수 없다.

가지 않고 선택하지 않은 길이라 해서 길이 아닐 수 없다.

점!

하나로 시작한 것이 그림이 아니던가.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모두!

각자의 길을 가지만 모두의 길이 꽃길만은 아니다.

내가 가는 길이 내게는 최고의 길이고 꽃길이다.

그 길을 가다 보면!

악마도 만나고 천사도 만날 수 있다.

마녀도 만나고 귀인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길을 묵묵히 가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가지 않고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고 성공과 실패를 단정 지을 수 없다.

엉킨 매듭을 풀지 않고 무성한 잡초가 자리했다고 가던 길을 멈춰버리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과 만남은 불가능한 것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에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두 갈래 길 앞에서 망설이며 선택을 쉽게 하지 못한다.

그것은 곧!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남들이 가 본 길 위에는 무엇이 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안심하고 그 길을 쉽게 선택한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만나야 할 불확실과 두려움 때문에 선택하지 못한다.


살다 보면!

어떤 끈(인연-선)이라도 붙잡고 싶을 때가 있다.

찰나의 순간!

붙잡은 끈은 때로는 꽃길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

그 선택의 끈은 끊어지고 엉킨 인연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의 끝까지 가야 한다.

비단길이면 어떻고, 초원길이면 어떤가!

또 바닷길이면 어떻고 하늘길이면 어떤가."


이런 다짐을 하면서 우리는 가야 한다.

달팽이처럼 느리고 느릴지라도 가는 길의 끝이 어딘지 모르지만 조급한 마음을 접고 묵묵히 가야 한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빠른 삶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가끔!

가는 길목에 서서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의 길목 끝자락을 두 발을 높이 들고 바라본다.

우주와 시간의 끝이 없듯이 우리가 선택한 길도 끝이 없다.

다만!

그 길을 향해 가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뒤돌아 보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때!

그 길을 선택하고 열심히 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가슴속 모퉁이에서 들릴 것이다.


주름의 길!

권수자 작품 시리즈를 통해 인연(끈)의 모티브를 정리하면서 수많은 길 위에서 고민하는 청춘의 선택과 나이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비움의 미학에 빠져드는 선택을 화폭에 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을 들여다볼 수 있다.


주름의 길/혼합재료 권수자
주름의 길/혼합재료 권수자







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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