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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29. 2024

엄마의 눈빛!-2

유혹에 빠진 동화 275 미안해!

2.  미안해!




민지가 교실문을 열었어요.

그 뒤를 선미가 따라 들어왔어요.

교실에 들어선 민지는 정숙을 찾았어요.

그런데

정숙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어요.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은 민지는 밖으로 나갔어요.

복도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운동장을 바라봤어요.


멀리

교문 입구에 걸어오는 정숙이 보였어요.

민지는 운동장을 향해 계단을 내려갔어요.

정숙은 축 늘어진 어깨에 가방을 메고 걸었어요.


"정숙아!

안녕."


민지가 운동장 한가운데서 외쳤어요.

정숙은 깜짝 놀란 듯 보였어요.

가슴에 품고 있던 비밀을 들킨 기분이었어요.

대답 없이

타박타박 민지를 향해 걸었어요.


"정숙아!

어제 미안했어."


민지가 말했어요.

정숙이 걸음을 멈췄어요.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민지는 다가가며 정숙에게 한 번 더 말했어요.

정숙은 말이 없었어요.


"미안해!

어제는 내가 이성을 잃었어.

용서해 줘!"


민지는 한 번 더 말했어요.

정숙의 눈가에 얇은 미소가 보였어요.

민지는 정숙의 팔을 붙잡고 걸었어요.

정숙의 입가에도 웃음꽃이 피었어요.


"웃기지!

내가 잘못하고 먼저 사과하니까.

히히히!"


민지가 웃으며 말하자

정숙도 살짝 웃었어요.

민지는

정숙을 리어카 끌듯 끌며 교실로 향했어요.



그림 김유빈




민지와 정숙이 교실에 들어오자 선미가 달려왔어요.


"둘이 사과했어?"


선미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어요.


"응!

사과했어."


민지가 대답하고 자리로 들어갔어요.


"정숙아!

민지가 사과했어?"


선미가 뒤따라오던 정숙에게 물었어요.

정숙은 대답 없이 자리로 가 앉았어요.

선미가 따라가 책상 위에 앉으며 또 물었어요.

정숙은 대답 없이 살짝 웃었어요.


"쪼끄만 게!

까불지 마라."


민지가 한 말은 정숙을 화나게 했어요.

정숙은 작은 키를 놀리는 것을 싫어했어요.

사소한 말다툼 끝에 민지가 한 말이 친구관계를 서먹하게 했어요.

집에 돌아온 민지는 인신공격을 한 것에 대해 후회했어요.

정숙은 자신이 못 생긴 것도 키 작은 것도 알지만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듣고 화가 났어요.

울며 집에 돌아간 정숙은 선미의 전화를 받고 민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민지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정숙에게 먼저 사과한 것은 잘한 일이었어요.

학교에서도 왕따나 폭력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엄벌했어요.

키가 작거나 얼굴이 못 생겼다는 인신공격에 대해서도 엄벌했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복도에서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민지 반 담임선생님이었어요.

선생님은 교실로 향할 때마다 노래 불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것도 아니었어요.

어쩌면

이 대목만 아는 것 같았어요.

민복기 담임선생님은 김범룡 가수의 <바람 바람 바람> 노래를 좋아했어요.

민지 반 어린이들도 담임선생님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아이돌 가수 노래보다 더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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