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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30. 2024
엄마의 눈빛!-3
유혹에 빠진 동화 276 그대 이름은 복기!
3.
그대 이름은 복기!
민지가 사과한 덕분에
민지와 정숙은 사이가 좋아졌어요.
"먼저!
무엇이든 먼저 해결하라.
히히히!
엄마의 잔소리가 진리야."
민지는 엄마가 자랑스러웠어요.
무엇을 하거나 어디를 가든 먼저 달려가 손 내밀고 앞장서는 행동은 쉽지 않았지만 엄마 덕분에 민지는 가능했어요.
"딸!
눈빛만 봐도 그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해.
사람들은 제일 먼저 눈빛으로 말하는 걸 잊지 마.
알았지!"
저녁 운동하던
엄마가 앞장서 걸으며 말했어요.
씩씩하게 걷는
엄마를
따라가기도 벅찬 딸은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딸!
초등학교 친구들은 소중한 존재야.
많은 친구들을 사귀도록 해.
어른이 되면
초등학교 친구들이 그리울 거야."
"네!
많이 사귈게요."
민지는 대답하고 빠른 걸음으로 엄마 뒤를 따랐어요.
그림 김유빈
<영광초등학교>
5학년 민지 친구들은 사이좋게 지냈어요.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도 단합된 모습으로 경기에 참가해 모두 이겼어요.
담임선생님은 교무실을 나서자마자 <바람 바람 바람> 노래를 불렀어요.
복도 끝자락에 있는 교실까지 들릴 정도로 크게 불렀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담임선생님은
교무실에서 교실까지 걸어오며 다섯 번은 반복해
부르는 것 같았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교실에 있던 어린이들도 들려오는 담임선생님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선생님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교실에 있던 어린이들이 담임선생님이 못다 부른 노래를 불렀어요.
"그만!
그만 그만 그만."
담임선생님은 회초리를 저으며 노래를
멈추라
고 했어요.
그런데
어린이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어요.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왔다가 사라지는
복기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날 울려 놓고 가는 복기
어린이들이 가사를 바꿔 담임선생님 이름을 넣어 불렸어요.
"그만!
그만 불러."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커졌어요.
어린이들도 담임선생님이 화내기 전에 노래를 멈출 줄 알았어요.
"잘 들어!
이건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야.
너희들은 아이돌 노래 불러.
BTS
블랙핑크
아이유
싸이
그 가수들 노래 불러.
알았지!"
담임선생님이
크게 말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선생님!
김범룡
가수의
<바람 바람 바람> 노래가 좋아요."
제일 뒤에 앉아있던 종수였어요.
"맞아요!
저도 선생님이 부르는 노래가 좋아요."
중간에 앉아있던
민경이
한 마디 했어요.
"안 돼!
내일부터
이 노래는 나만 부른다.
알았지!"
하고 담임선생님이 더 크게 말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왔다가 사라지는 복기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선생님!
이건 우리들이 부르는 노래예요.
선생님은 바람이고
우리는 바람을 복기로 불러요.
그러니까
다른 노래잖아요."
중간쯤 앉아있던 동수였어요.
"맞아요!
노래가 다르잖아요."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합창하듯 말했어요.
"무슨 소리!
가사만 다를 뿐 멜로디나 하모니는 같잖아.
그러니까
너희들은 부르지 마."
담임선생님도 고집스럽게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했어요.
교실 안이 조용해졌어요.
시간이 조금 지났어요.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왔다가 사라지는 복기
하고 동수가 부르자
"호호호!
히히히!
하하하!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날 울려 놓고 가는 복기"
교실에 있던
어린이들이
노래 불렀어요.
담임선생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어요.
아침조회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갔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날 울려 놓고 가는 복기
"
호호호
!
재밌다
."
복도를
걸으며
노래 부르던 담임선생님은 기분 좋았어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듯했어요.
교실 어린이들이 부르던 노래가 귓가에 맴돌았어요.
아침조회가 끝났어도 노래를 흥얼거리는 어린이들이 많았어요.
중독성이 있는 노래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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