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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Nov 18. 2024

엄마의 눈빛!-11

유혹에 빠진 동화 284 꽃다발 선물!

11. 꽃다발 선물!





겨울방학의 끝자락!

추운 겨울이 계속되었어요.

검은산 골짜기에 하얀 눈도 매일 내렸어요.

소복이 쌓인 눈 위로 새싹이 돋아나듯 나뭇가지가 기지개를 켰어요.


민지와 엄마는 운동을 시작했어요.

무릎관절 수술을 한 엄마는 지팡이를 짚고 걸었어요,

멀리까지 걸을 수도 없었어요.


"걷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축복일 거야.

어디든 갈 수 있으니 말이야."


엄마는 걸을 수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무릎 통증이 사라지며 건강하게 걸을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딸과 손잡고 걷는 날은 더 좋아했어요.


"엄마!

다리 안 아프면 더 멀리 가자."


"당연하지!

<영광초등학교> 앞까지 같다 오자."


"좋아!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걷자."


"그래야지!

무리하면 안 되니까."


민지와 엄마는 저녁 먹고 걷는 게 좋았어요.

집 앞을 나서며 저녁노을을 보는 날은 더 좋았어요.


검은산 자락에 봄이 오고 있었어요.

진달래꽃이 꽃망울을 만들고 따뜻한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가지에도 나뭇잎이 하나 둘 초록빛을 띠며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검은산 골짜기에 흰 눈이 다 녹기도 전에 봄이 올 것만 같았어요.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세상이야기를 속삭여주며 사라져 갔어요


"엄마!

<바람 바람 바람> 노래 부를까?"


앞장서 걷던 민지가 뒤돌아보며 엄마에게 물었어요.


"좋아!

그런데 넌 옛날 노래가 좋으냐?

뉴진스나

블랙핑크도 있잖아.

로제가 부르는 <아파트> 노래가 세계적으로 인기라며.

엄마는

윤수일이 부른 <아파트>가 훨씬 좋은데 말이야."


엄마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요.


"엄마!

난 <아파트> 보다 김범룡 가수가 부른 <바람 바람 바람> 노래가 좋아.

가사가 담고 있는 걸 음미하면 기분도 좋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


"뭐야!

그런 생각은 누가 가르쳐 준 거야.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건 모두의 희망일 거다."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저녁노을이 붉게 물드는 밤하늘에 엄마와 딸이 부르는 노래가 울려 퍼졌어요.




그림 김유빈




선미와 정숙은 꽃가게에서 꽃다발을 하나 샀어요. 민지를 찾아갈 계획이었어요.

민지엄마가 무릎 수술을 하고 퇴원한 기념으로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방학이 끝나기 전에 민지랑 모여 신나게 놀 생각도 했어요.


"민지야!"


선미가 민지네 집 앞에서 불렀어요.


"안녕!

정숙이도 왔구나."


민지가 방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했어요.


"엄마는?"


선미가 묻자


"안방!

누워 계서."


"이거!

엄마 선물이야."


하고 말한 정숙이 꽃다발을 민지에게 주었어요.


"고마워!

들어가자."


민지는 꽃다발을 들고 안방 문을 열었어요.


"엄마!

친구들이 꽃다발 사 왔어."


하고 딸이 말하자


"뭐라고!

꽃다발을."


"안녕하세요!"


선미와 정숙이 방으로 들어오며 인사했어요.


"어서 와!

춥지.

이리 와.

꽃다발은 뭐 하러 사 왔어.

너희들이 돈이 어디 있다고."


민지엄마는 선미와 정숙의 손을 잡고 아랫목으로 끌어당기며 반겼어요.


"무릎은 괜찮으세요?"


정숙이 묻자


"그럼!

앞으로 잘 걸을 수 있단다."


"다행이에요!

이제 더 멀리까지 걸으며 운동할 수 있겠어요."


하고 선미가 말하자


"그렀지!

영광읍을 한 바퀴 돌아도 끝덕없을 거야."


민지엄마가 웃으며 말했어요.

방안에 꽃향기가 가득했어요.

민지와 친구들은 안방을 나왔어요.


"민지야!

떡볶이 먹으러 갈까?"


선미가 묻자


"좋아!

가자.

참!

동수랑 철수도 데리고 갈까?"


하고 민지가 물었어요.

민지는 이웃에 사는 동수와 철수도 데리고 가고 싶었어요.


"좋아!

동수아버지가 또 돼지 잡아줄지도 모르잖아."


"맞아!

6학년 겨울방학 시작 전에 삼겹살 파티를 해야 지.

히히히!

동수네 돼지고기 진짜 맛있었어."


하고 정숙이 침을 삼키며 말했어요.


"그런데 있잖아!

다음 파티는 타조 고기를 먹을지도 몰라.

철수가 키우는 타조 한 마리 잡아준다고 했어."


민지가 말하자


"뭐!

타조.

타조 고기는 먹어보지 않았어.

맛있을까?"


선미가 묻자


"나도!

타조는 고기도 알도 먹어보지 않았어.

맛있겠지!"


정숙도 민지 말을 듣고 놀란 표정 지으며 말했어요.


"끝내줘!

지난주에 먹어 봤어.

타조 한 마리 잡아서 파티했어.

먹어봤더니 돼지고기보다는 질겨.

그런데

맛있어!"


민지는 지난주 철수네 집서 먹은 타조 고기에 대해 설명해 줬어요.

겨울방학을 하루 남기고 민지 친구들은 <영광초등학교> 교문 앞 할머니가 운영하는 <길가 모퉁이 분식집>으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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