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약초 캐는 소녀!-3

by 동화작가 김동석

약초 파는 날!




장날!

춘심은 무거운 약초 가방을 들고 버스를 탔어요.

장날은 춘심이 약초 팔러 가는 날이었어요.

장터에서 할머니와 함께 약초 팔던 추억을 떠올렸어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춘심은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

약초 가방을 만지작거리며 할머니 사랑을 느꼈어요.


장터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약초꾼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춘심이 왔구나!

오늘은 뭐 팔러 왔어?"


옆에서 약초 파는 할머니(백수댁)였어요.


"안녕하세요!

조금 가져왔어요."


춘심은 인사하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앉아있던 자리에 약초 가방을 내려놨어요.


"안녕하세요!

아저씨 가방 조금만 옆으로 옮기면 안 돼요."


춘심은 옆에서 약초 파는 아저씨에게 말했어요.

봄부터 약초 팔러 오는 아저씨인데 춘심이 자리를 노리고 있었어요.

아저씨는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이봐요!

그 자리는 춘심이 자리예요.

저쪽으로 더 가세요."


하고 약초 파는 할머니(염산 박 씨)가 말했어요.

오래전부터 약초 팔던 분들도 소리쳤어요.


"자리 주인!

누가 정해주었어요.

아무나

앉으면 되지."


아저씨는 옮길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약초꾼들이 소리치자 아저씨는 가방을 옮겨주었어요.


"자기들!

땅도 아니면서 큰소리치긴."


아저씨는 춘심을 노려보며 말했어요.

그때

춘심이 맞은편 두부 파는 아주머니와 콩나물 파는 아저씨가 외쳤어요.


"두부! 두부! 두부!

한 모에 천 원.

세 모에 이천 원.

약초는 덤으로 줍니다."


두부 장사가 외치자


"콩나물!

금빛 찬란한 콩나물 사세요.

한 봉지 구백 원.

두부보다 싸고

약초보다는 더 많이 싸요.

속을 시원하게 해 줄 콩나물 사세요.

오늘 사지 않으면 내일은 못 사요."


5일 장날만 콩나물 파는 아저씨였어요.

장터가 시끌시끌했어요.

꽈베기 튀기는 냄새가 춘심이 코를 진동했어요.

먹고싶은 춘심은 침을 삼기며 보자기를 펴고 약초를 꺼내놨어요.


"약초 사세요!"


춘심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외쳤어요.


"이건 뭐니!

약초에 대해 알고 파는 거야?"


아저씨가 물었어요.

장터에서 소문난 돌팔이약장사였어요.


춘심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돌팔이약장사는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사람들도 구경하듯 하나 둘 모였어요.


"약장사님!

어린이를 놀리면 못 써요."


약초 파는 할머니(백수댁)였어요.


"뭐요!

약초에 대해 알기나 하고 파는 거요.

잘못 먹고 죽기라도 하면 책임질 수 있어요."


돌팔이약장사가 큰소리쳤어요.

약초꾼에게 약초를 싸게 사려는 계획이었어요.


"뻥이요!

모두 귀를 막으세요.

뻥!

뻥이요."


뻥튀기 아저씨가 크게 외치자 사람들이 웃었어요.

돌팔이약장사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았어요.


"할머니!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


춘심은 할머니가 돌팔이약장사를 혼내는 것을 본 적 있었어요.

할머니에게 꼼짝 못 하던 돌팔이약장사였어요.


"춘심아!

약초 남은 것 주라.

그리고

빨리 집에 들어가."


하고 약초 파는 할머니(백수댁)가 말했어요.


"감사합니다!"


춘심은 조금 남은 약초를 할머니(백수댁)에게 드렸어요.

할머니는 약초 값을 후하게 계산해 주었어요.


춘심은 약초 가방을 들고일어났어요.

약초꾼들에게 인사하고 시장에 들러 두부와 콩나물을 샀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팥죽 한 그릇도 사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천천히 갔어요.

춘심은 시장에서 만난 돌팔이약장사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어리다고 무시당한 게 속상했어요.


"무엇이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약초꾼이 되어야겠어."


춘심은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집에 돌아온 춘심은 팥죽을 데워 엄마에게 드렸어요.

팥죽 먹는 엄마를 보고 춘심은 약초 가방을 챙겼어요.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어요.


숲 입구에서 동물들을 만났어요.

약초에 대해 동물들 이야기를 들었어요.


"안녕!

모두 잘 있었지."


춘심이 동물에게 인사했어요.

동물들도 춘심에게 인사하고 약초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사슴은 복분자 열매를 많이 따 먹었어요.

그 뒤로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약초 캐는 소녀에게 신장 기능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한 달 전에 죽을 뻔했어요!

큰 바위 동굴에 숨었는데 사냥꾼이 발자국을 따라 그곳까지 쫓아왔어요.

다행히!

들키지 않아 살았어요.

그 뒤로

다람쥐가 말해준 약초를 달여 먹고 난 뒤 귀가 잘 들리고 눈이 밝아졌어요."


하고 토끼가 토사자(새삼)를 달여 먹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 뒤로

귀와 눈이 밝아져 사냥꾼이 숲에 오면 멀리 도망칠 수 있었어요.


소화가 안 되던 늑대는 마(산약, 서여)를 갈아 자주 먹었더니 소화가 잘 되고 피로도 사라졌다고 했어요.


동물들의 약초 이야기는 끝이 없었어요.

춘심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어요.

가보고 싶은 곳도 못 가고 집으로 향했어요.


"오늘은 그만!

내일 또 이야기해 줘.

고마워!"


춘심은 진심으로 고마웠어요.

할머니가 말한 약초를 찾지 않았지만 기분 좋게 숲을 내려갔어요.

숲에서 동물과 약초 이야기만 하고 가는 날은 약초 가방이 가벼웠어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자

숲에서 내려오는 길가에 서 있는 나무 그림자가 커 보였어요.


일요일 아침 일찍!

숲에서 춘심은 약초를 찾고 있었어요.

할머니가 말한 약초를 생각하며 골짜기로 들어갔어요.

명당이 많은 곳 주변을 돌며 약초를 찾고 있었어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춘심은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렸어요.


그곳에는

이웃 마을 사는 약초 캐는 복남이 있었어요.


"복남아!

무슨 일이야."


춘심이 복남에게 다가가며 물었어요.


"다리를 삐끗했어!

걸을 수가 없어."


복남이 대답했어요.

춘심은 복남이 다리를 보고 약초를 생각했어요.

다리 통증을 완화시켜 줄 약초가 필요했어요.

그때

여우가 다가왔어요.


"멀구슬나무가 좋아요.

그 약초가 다리 통증을 완화시켜 줄 거예요."


하고 여우가 말했어요.

춘심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여우가 알려준 큰 바위 쪽으로 갔어요.

복남은 바닥에 누워 춘심을 기다렸어요.











4화에서 만나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