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시키는 엄마!

달콤시리즈 274

by 동화작가 김동석

청소시키는 엄마!






“방 청소해라!”

엄마가 딸에게 말하자


“네!”

하고 영희는 대답했어요.


방으로 들어간 영희는 청소는 안하고 침대에 누워 책만 열심히 읽었어요.

<베니스의 상인>을 세 번째 읽기 시작했어요.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안토니오, 샤일록, 바싸니오, 포오셔 등이 주인공으로 나왔어요.


“영희야!

청소해야지.

엄마에게 혼나지 않으려면!”

이 모습을 지켜보던 피아노 위의 곰돌이가 말을 했어요.


“알았어!”

영희는 가끔 잔소리를 하는 인형에게 대답했어요.


영희는 대답만 하고

책 속으로 들어갈 듯 눈을 바짝 붙이고 책만 열심히 읽었어요.


역시

<베니스의 상인> 책이었어요.


“포오셔와 같은 지혜로운 여자가 되어야 해!”

책을 읽으면서도

영희는 혼자서 주인공 이야기를 했어요.


“역시!

영희는 책 읽을 시간도 없는 데 청소 안 할 거야!”

책상 위 토끼 인형이 곰돌이에게 말했어요.


“왜?”

어제 새로 온 강아지 인형이 토끼 인형에게 물었어요.


“그것도 모르니?”

토끼 인형이 묻자


“모르겠어!”

하고 강아지 인형이 대답했어요.


토끼 인형은

강아지 인형을 쬐려 봤어요.


“영희 방에는 행복이 가득하잖아!

못 느끼겠어?”

하고 토끼 인형이 말하자


“몰라!

요즘 행복이란 게 어디 있어.

그리고

인형들이 생명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강아지 인형은

영희 방에 행복이 있는지 몰랐어요.

행복에 관심 없었어요.

주인의 사랑을 받고

오래오래 주인 곁에 있었으면 했어요.



"이런! 이런!

그런 마음을 가졌으니 행복이 안 보이지.

이봐!

행복은 눈에 보이는 게 아니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그러니까!

행복하다 생각하면 행복한 거야."

하고 토끼가 말했어요.


“말은 참 잘하는 군!
토끼가 행복한 게 뭔데?

그리고

이 방에 어떤 행복이 가득하다는 거야?”

강아지 인형이 다시 물었어요.


“넌!

오늘 이 방에 새로 와서 잘 모를 거야.

지금

청소가 중요하지 않아!

살 한 근을 베느냐 안 베느냐가 중요해.”

하고 토끼 인형이 말하자


“살 한 근!

그게 뭔데?

살은 왜 베는 거야!

누구 살을 벤다는 거야.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고 강아지 인형이 묻자


“그래!

너 같은 강아지 인형 살은 안 베지.”

토끼 인형이 강아지에게 말했어요.


“강아지는!

새로 왔잖아.

좀!

봐줘라.”

침대에서 영희가 책을 읽다 말고 토끼에게 말했어요.


“누군가!

가르쳐 주어야지?”

그리고

일어난 영희는 화장실에 갔어요.




방에 있는

인형들이 강아지를 쳐다봤어요.

강아지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두려웠어요.


“방을 청소하면 안 돼!

방에는 행복이 가득하고

책 속의 주인공들이 가득한 곳이야!”

하고 황소 인형이 말하자


“그래!

책의 주인공 안토니오를 살리기 위해

포오셔가 지혜를 짜야하니까.

우리는

죽은 척하고 조용히 있어야 해.”

방안에 있는 인형들은

강아지 인형에게 지금 영희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어요.


“청소를 안 하면

엄마에게 혼날 텐데!”

강아지 인형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좀!

말하면 들어.

그리고

며칠만 지내봐!

이 방에 푹 빠질 테니까.”

황소 인형이 여물을 아작아작 씹으며 크게 말했어요.


“맞아!

행복이 가득한 방은 절대로 청소하면 안 돼.

걱정 마!

영희가 학교에 가면 마술사가 나타나서 청소해주니까.”

고양이 인형이 강아지 인형에게 부드럽게 말했어요.


“그래!

마법사가 나타나 빗자루로 쓰~윽 청소를 해줄 테니 걱정 마.”

펭귄 인형이 이불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말했어요.


사실

마법사는 영희 엄마였어요.


"우리는 알지!

마법사가 누군지!"


"나도 알고 너도 알지!

영희는 청소할 시간 없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책 읽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호호호! 하하하! 흐흐흐!

영희가 책 읽어주는 시간이 제일 좋아!

청소시키는 엄마! 청소 안 하는 영희!"


방에 있는 인형들이 노래 부르기 시작했어요.


“청소를 안 하고 어떻게 살지!

나 같으면 매일매일 청소할 텐데.”

강아지 인형은 청소 안 하는 영희 방에서 나가고 싶었어요.


그림 나오미 G





화장실에 간

영희가 방에 들어왔어요.


“아!

지혜롭고 멋진 포오셔.”

하며 침대에 눕더니


“엄마 올 시간 되었나?”

하고 인형들에게 물었어요.


“올 시간 다 되었어!”

곰돌이 인형이 말했어요.


“그래!

오늘은 뭐라고 대답할까?”

인형들에게 청소 안 한 이유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물었어요.


영희는 인형들을 믿었어요.

인형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청소 안 한 날이 더 많았어요.


“엄마!

청소했어요.”

라고 호랑이 인형이 말하자


“야!

그건 어제 말했잖아.”

토끼 인형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어요.


“그렇군.

그럼 오마니(엄마) 청소는 벌써 다 했어요.

하고 말하면 좋겠다!”

하고 호랑이 인형이 말했어요.


“아니야!

엄마가 아무리 기억력이 없다 해도 어제 한 이야기는 알 거야.

그러니까

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

영희가 말했어요.


“엄마가 묻기 전에 볼에 뽀뽀를 해주세요!

그런 다음 엄마 청소 다 했어요.”

라고 얼룩말 인형이 말했어요.


“그럴까?”

하고 영희가 인형들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볼에 뽀뽀하는 거 좋아하니까 괜찮겠어.”

고양이 인형이 말했어요.


“뽀뽀는 나도 좋아하는데.”

곰돌이 인형이 웃으면서 말하자


“나도 좋아하거든.”

하고 고양이 인형이 말했어요.


“난! 싫어.”

호랑이 인형은 뽀뽀가 싫었어요.


“왜?”

강아지 인형이 물었어요.

뽀뽀 싫어하는 동물을 처음 본 강아지 인형은 충격이었어요.


“볼에 뽀뽀하는 데 어떻게 잡아먹을 수 있겠어!

그리고

뽀뽀해주는 동물도 없어.”

하고 호랑이 인형이 말하자


“무서우니까 그렇지!"

두루미 인형이 한 마디 했어요.


“강아지!

넌 좋은 생각 없어?”

영희는 강아지 인형을 꼭 안아주며 물었어요.


강아지 인형은

영희 가슴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고


“내가 보기에는

너무 방이 더러워 청소를 해야 할 거 같아요!”

하고 말했어요.

강아지 인형은 더러운 걸 제일 싫어했어요.

하지만

영희 방에 들어온 뒤로 숨 쉬기도 힘들었어요.

세상에

영희 밤에 쓰레기가 잔뜩 있었어요.

침대 밑으로 양발이 룰루랄라 춤추고 있었어요.

또 침대 위에는

벗어던진 옷과 정리하지 않은 이불이 엉망이었어요.


“안 돼!

이 방 청소는 절대로 하면 안 돼.

지금

내 자리가 얼마나 좋은데!”

토끼 인형은 높은 책상 위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어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모든 것이 보여서 좋았어요.

인형들은

자리 싸움이 치열했어요.


가끔

힘 센 곰돌이 인형은 토끼 자리를 빼앗고 싶었어요.

하지만

영희가 평화주의자라서 함부로 빼앗을 수 없었어요.


“나도 안 돼!”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한 호랑이가 말했어요.

사냥은 안 하고

아랫목에서 뒹굴며 사는 호랑이 인형은 팔자가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생각났어!”

하고 말한 영희가 일어나


“창문을 열고 상큼한 공기만 바꿔주자!”

하고 말한 영희가 창문을 열었어요.


“아!

시원하다.”

영희가 말하자


“상큼한 공기가 참 좋아.”

토끼 인형이 말하자


“나도 좋아.”

곰돌이 인형도 호랑이 인형도 상큼한 공기가 좋았어요.


창문으로

상큼한 공기가 방안으로 가득 들어왔어요.

영희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또 책을 읽었어요.

인형들도 방안 공기가 바뀌가 기분이 좋았어요.




“영희야!

어디 있니?”

엄마가 집에 돌아와 영희를 불렀어요.


“여기!”

영희는 침대 위에서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어요.

엄마가 영희 방을 열고


“왜 청소 안 했어?

또 엄마가 부르면 나와서 인사도 해야지.”

하고 말한 엄마는 아랫목에 편하게 누워있는 호랑이 인형을 집어 들었어요.


“안 되는 데!

놔주세요?”

호랑이가 엄마에게 말했어요.


영희가

침대에서 일어나 엄마를 꼭 껴안았어요.

그리고

속삭였어요.


“엄마!

내 방은 지금 행복이 가득해.

호호호! 후후후! 하하하! 히히히!

그래서

청소 안 한 거야!”

엄마는 영희가 속삭이는 말에 가슴이 사르르 녹아내렸어요.


엄마는

호랑이 인형을 내려놓고 영희를 꼭 안았어요.

그리고

영희 볼에 뽀뽀 해줬어요.


“딸!

관찰력이 대단하구나.”

하고 말했어요.


“엄마!

내 방에 있는 행복을 주머니에 좀 넣어줄게.”

영희는 주섬주섬 행복 한 꾸러미를 엄마 주머니에 넣어주었어요.


인형들

눈이 왕방울만 해졌어요.

보이지 않은 행복을

영희가 주섬주섬 주워 엄마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만! 그만!

너무 무겁다.”

엄마 주머니에 행복을 너무 많이 넣은 것 같았어요.

인형들은 영희 행동을 보고 배웠어요.

보이지 않는 행복을 엄마 주머니에 넣어주는 게 너무 멋졌어요.


"봤지!

행복이 어떤 건지 똑똑히 봤지?"

하고 토끼 인형은 강아지 인형에게 물었어요.

하지만

강아지 인형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우리 딸만 보면 이렇게 행복하다니까!

나는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책 좀 읽어라 해도

절대로

읽지 않았는데 말야.

도대체

누굴 닮아 책 읽는 걸 좋아할까?”

엄마는 딸만 보면 행복했어요.


엄마는

딸을 안아준 후 거실로 나갔어요.


“휴!

하마터면 내 자리 빼앗길 뻔했네.”

호랑이 인형은 다시 아랫목을 차지한 게 좋았어요.


영희는

침대에 누워 두 다리를 꼼지락 거리며 책을 또 읽기 시작했어요.

인형들도

영희의 흉내를 내며 다리를 꼼지락 거리며 책 읽는 시늉을 했어요.


“포오셔 같은 지혜가 있어야 해!

나도 지혜로운 여자가 될 거야.

지혜로운 여자!

현명한 여자!

아니!

똑똑한 여자!

아니야!

지혜로운 여자가 될 거야.”

영희는 책 속 주인공을 만나며 너무 행복했어요.


인형들은

영희가 책 읽어주는 시간이 제일 행복했어요.

오늘 밤에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특별 공연이 있어 빨리 밤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영희의

구연동화를 듣는 게 인형들의 낙이었어요.

말을 할 때마다

리듬과 멜로디가 철철 넘쳤어요.


"샤일록!

살 한 근을 베어도 좋다.

단!

절대로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


하고

영희가 구연동화를 하면 인형들은 부들부들 떨었어요.


강아지도

행복이 가득한 영희 방에서 적응 잘하고 있었어요.

책 읽기 좋아하는 강아지는

행복이 넘치는 영희 방을 너무 좋아했어요.




“영희야!

엄마 책 사러 간다.”


“응!

많이 사 와!

셰익스피어랑 빅토르 위고 책 꼭 사 와?”


“알았어!

“해리포터도 사 올까?”


“아니! 아니!

셰익스피어랑 빅토르 위고가 훨씬 감동적이야.

그러니까!

두 작가 작품만 사와요.”


“알겠다!”

10살 영희는 두 작가

작품에 푹 빠져 밥도 먹지 않고 책만 읽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엄마가 방에 들어와 책 읽는 영희 입에 밥을 먹여 주었어요.


영희는

<베니스의 상인>을 벌써 네 번째 읽고 있었어요.


“저것이 뭐가 될까?

난 두꺼워서 엄두도 안 나는데.

왜!

셰익스피어랑 빅토르 위고만 읽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서점에 쇼핑하러 가는 게 제일 즐거웠어요.

오늘도

책 한 보따리 사들고 영희 엄마는 돌아올 거예요.



"쉿!"


영희가 인형들에게

<베니스의 상인>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어린이 여러분!

어릴 때 많은 책을 읽으세요.

어른이 되면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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