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경력직입니다.
"검사 결과 두 아이 모두 adhd네요"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세 아이 모두 adhd라는 이야기는 선뜻 수용하기 힘든 말이었다.
마치 여행을 떠나는 날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하게 준비를 하는데 언제나처럼 한 녀석은 삐딱하다.
"왜 아침부터 예약을 잡아놨는데!" 옥신각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우리 모두 그냥 간다! 현관문까지 가서야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는 아이. 그런 아이를 어르고 달래 9시에 아슬아슬 병원에 도착했다.
노크하고 인사하고, 세 번의 문 열림과 닫힘 끝에 수능 시험 점수를 받으러 갔던 그 겨울처럼 차가운 마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간다. 익숙한 듯 들어가는 나와는 달리 선생님과 첫 대면에, 남편은 여느 때와 다르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모니터 안의 검사 결과는 작은 탄식을 자아냈다. 보통아이들에겐 0점이 나온다는 점수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100점, 200점 오락가락하는 나의 마음처럼 춤추고 있었다. 아이들의 주의력이 얼마나 낮은 상태인지 알려 주신 후에 두 아이가 겪었을 어려움들에 대해서 알려 주신다. 우울, 분노, 품행..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칼처럼 도려내지만, 깔깔 웃으며 '아마 그랬을 거예요' 하고 말했다.
조심스레 "약용량은.. "하시는 선생님께 "아이의 몸무게에 맞는 용량대로 처방해 주세요"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나는 adhd 아이 경력직이다.
2년 이상 경험해 보았기에, 부작용도 효능도 잘 알고 있다.
"너무 힘들어하면.."이라고 말씀하신 선생님께 "집에 5mg짜리도 남은 것 있으니 그걸로 바꿔 먹이면 되겠네요."라고 빠르게 답한다.
"어머님이 잘 아셔서 다행이에요" 웃으시는 선생님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스쳐간다.
진료실을 나서 당당히 앞장선다. 기계처럼 수납을 하고, 심전도, 채혈, 소변검사까지 마치고 채혈실 위를 보니 아너스 클럽 명패가 붙어 있다.
'돈을 많이 벌면 나도 이 병원에 기부해야겠다. 우리 애들을 키워주는 병원이네' 속으로 생각하는 내 모습이 가엾기도, 우습기도 하다.
지름길로 성큼성큼 이동하여 약국까지 들리면 오늘의 미션 클리어.
아빠 휴가 낸김에 맛있는 점심을 먹고, 키즈 카페까지 가보기로 한다.
심란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게 고기를 흡입하고는 키즈카페를 물고기처럼 누비는 녀석들.
"어땠어?"
"선생님이랑 너랑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적응 안 됐어. 나만 모르는 웃음 포인트가 있나 싶어서, 그게 웃을 일인가 싶던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나는 경력자잖아~ 프로라고 프로."
키즈카페에서 착착 보험 청구 서류 사진을 찍고, 심리 검사 결과를 읽고 또 읽는 엄마를 보았다면, 안쓰러운 마음보다는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글감을 주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녀석들
글쓰기도 adhd아이 부모 역할도 프로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본다.
결혼은 선택, 효도는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