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 무대 | 객석 | 기타
공연을 관람하면서 공연계에 가끔 사용되는 용어들이 생소한 경우가 있었을 텐데요, 아마도 처음 접하는 관객 입장에서 깊이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알아두면 좋을 “대표”적인 용어와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배우
· 앙상블 또는 코러스(Ensemble or Chorus): 뮤지컬에서 주요 배역이 아니지만 무대에 함께 오르는 배우를 말합니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홀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없을지라도 다 함께 노래하고 춤(군무) 추며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역할을 수행하기에 공연에서 주 조연 배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언더스터디(Understudy): 하나의 공연에서 여러 가지 사투리, 춤, 노래, 연기, 아크로밧, 탭댄스, 악기 등을 연주할 수 있지만 배우들은 여전히 우리와 같은 신체를 갖고 있기에 경우에 따라 사고나 병으로 출연이 어려운 상황이 있습니다. 이럴 때 ‘언더스터디’가 들어오는데요, 주요 배역이 연기를 하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훈련된 배우가 필요하겠죠. 만약 그런 상황이 없다면 트레이닝만으로 출연 없이 끝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출연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배역의 연기까지 연습해두어야 하기에 별도의 배우 개런티가 산정됩니다. 영국 뮤지컬에서는 ‘앙상블’이 ‘언더스터디’를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더스터디’가 없으면 공연이 취소될 수 있으니 ‘앙상블’과 ‘언더스터디’는 공연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배우들입니다.
· 스윙(Swing): 만약 ‘언더스터디’가 주연배우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면 ‘언더스터디’가 평소에 수행하던 역할에 공백이 생기게 되겠죠. ‘스윙’은 ‘언더스터디’의 모든 연기를 익히고 준비해두었다가 이들이 주연배우로 이동하게 되면 그들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좌석의 등급에 상관없이 당일 공연장을 찾아주신 관객들에겐 일생에 단 하루 매우 특별한 순간입니다. 가능하면 공연을 취소하는 일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이 공연팀의 의무이자 관객을 향한 약속입니다.
무대 형태
· 프로시니엄 무대(Proscenium Stage): 객석에서 볼 때 정 반대편에 네모나 반원형으로 보이는 무대를 말합니다. 네모난 액자처럼 보이기도 해서 액자 무대라고도 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공연장의 형태입니다. 위에 언급된 ‘객석의 형태’는 ‘프로시니엄’ 무대를 기준으로 설명된 것입니다
· 아레나 무대(Arena Stage): 관객이 무대를 둘러싸고 있는 원형무대를 뜻합니다. 중앙에는 원형 또는 4 각형의 무대가 있고 그 둘레 전체에 관객의 자리가 있습니다. 무대는 객석보다 좀 높거나 아니면 그냥 바닥에 두고 대신 객석 뒷부분을 경사지게 올려놓기도 하는데요, 위에서 말한 ‘프로시니엄’ 무대보다 관객에게 훨씬 더 친근감을 주고 관객은 공동체 의식이 들기도 합니다. 큰 무대 장치를 세우면 시야를 막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밀성과 경제성이 장점이지만 배우들은 화려한 시각적인 장치인 무대에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어디에서나 눈에 띄게 되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 트러스트 무대(Thrust Stage): 우리말로는 돌출무대라고 하며 무대가 객석으로 나와 3면이 객석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런던의 국립극장(올리비에 시어터)입니다. ‘아레나’처럼 보이긴 하지만 한쪽 면은 무대로만 쓰고 있어 ‘트러스트’의 좋은 예입니다.
· 블랙박스(Black box): 가끔 소극장에서 공연을 보면 종종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분명 저번 공연에서는 객석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다른 공연에서는 객석이 사라져 있는 상황 같은 경우인데요, 자리가 있다가 없어지는 이런 극장을 ‘블랙박스 시어터’라고 합니다. 공연장 내부 벽이 까맣게 칠해져 있는 육면체의 박스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구요, 무대와 객석을 포함한 큰 박스 안에서 각각의 공간을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프로시니엄’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객석 형태 (Seating)
· 스톨(Stalls): 무대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오케스트라가 자리하는 곳 위로부터 시작되어 오케스트라 스톨 (Orchestra Stalls)을 간략하게 표현한 단어입니다. 객석의 1층 (영국에서는 ground floor)을 뜻하며 미국에서는 오케스트라(Orchestra)라고 하는데요, 스톨에 위치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고 비싼 좌석이 아니라 관극의 만족도에 따른 가격의 차등이 뚜렷합니다.
· 드레스 서클(Dress Circle): 스톨 보다 한 층 위에 위치한 객석의 좌석으로 우리 한국의 2층에 해당하는 자리입니다. 전통적으로 귀족들이 측면 좌석에서 안경을 이용해 관람하던 곳이라 이곳과 인접해 않는 일반인들이 예의를 갖추어 드레스를 입어야 했다는 유래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메자닌(mezzanine)으로 표기하구요, 스톨보다 높은 곳이라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연에 따라 드레스 서클을 선호하는 관객층이 있고 VIP 좌석을 포함해 등급별 고가의 좌석이 동시에 유효합니다.
· 어퍼 서클(Upper Circle): 드레스 서클보다 한 층 위 객석 자리로 우리의 3층에 해당합니다. 여기서부터 관극의 만족도나 낮아지기 시작하고 가격 또한 비례합니다.
· 발코니(Balcony): 어퍼 서클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좌석으로 극장에서 가장 저렴한 좌석입니다. 일반적으로 공연을 즐기기보다는 시어터 경험에 만족하는 관객층과 비용에 상당히 민감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좌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기 있는 작품들의 오프닝 공연은 이곳까지 모두 매진되기도 합니다.
기타
· 하우스(House): 공연장에서 ‘하우스’라고 하면 주로 객석을 의미합니다. 로비와 매표소(Box Office)를 포함해 ‘프런트 오브 하우스’(Front of House)라고 부릅니다. 이곳에서 관객을 안내하는 대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매니저를 ‘하우스 매니저(House Manager)라고 합니다. 공연장에서 불편을 겪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바란다면 ‘하우스 매니저’를 찾으면 되겠죠. 참고로 평균 연봉은 공연장의 크기마다 다르지만 평균 £35,000 to £37,000(약 6천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하우스 시트’(House Seats)라는 자리도 있는데요, 바로 프로듀서에 의해 마지막 순간까지 판매되지 않고 남겨둔 좌석입니다. 공연장 내 가장 좋은 좌석들인데 만약 공연을 투자했던 ‘엔젤’이 갑자기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하는데 좌석이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프로듀서로서는 난감해지겠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다가 예약자가 없다면 일반 판매로 넘기게 됩니다. 그래서 당일 매진이라고 해도 이런 좌석은 마지막 순간까지 잡아두었다가 열리기 마련이니 의지만 있다면 공연장으로 찾아가면 예약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용어들이 쓰이고 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 이후부터 공연을 관람하실 때 어떤 무대에서 누가, 우리는 어느 자리에 앉아있는지 확인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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