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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OVESTAGE Oct 04. 2023

영국 국립극장 공연과 Theatre Education

런던에서는 공연을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까?

(영국의 공연을 통한 교육은 연극보다 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장르로 인식되는 뮤지컬로 이어져 <빌리 엘리엇>, <제이미>로 가면서 ‘성과 철학’으로 넘어가고, <위키드>, <마틸다>에선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왕따’ 문제 의식으로, <라이온 킹>의 텍스트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배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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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공연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좀 독특한 면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공연의 텍스트를 활용해 일반 학교에서 교육이 진행된다는 것이고 또 그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단체 관람을 유도해 미래 관객을 개발하는 모습이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이렇게 학교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되고 이를 지원하기위해 제작사에서 직접 교육팀을 운영하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상당히 놀라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한국내 일부 공연 관계자분들께 사례를 전달하면서 이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반가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관객 개발 차원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사업일텐데 지면상 이번 글에서는 넘쳐나는 사례들 가운데 영국 국립극단의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를 중심으로 교육적 측면에 집중해 알아보고자 한다. (월간 한국연극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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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극장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나 의문의 사건 공연 장면 @ilovestage image library

영국의 최고 문학상 “휘트 브래드 대상” 수상작인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자폐증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열다섯 살 소년 크리스토퍼의 기상천외한 내면세계를 독특한 문체로 그려냈다. 자기 동네 모퉁이를 벗어난 적이 없는 크리스토퍼는 이웃집 개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사실을 목격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탐정 노릇을 하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며, 엄마를 찾기 위해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주인공. 지금까지의 닫힌 세계를 벗어나 자신의 자리를 온전히 찾기 위한 방황과 모험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자폐증을 앓고 있음에도 용감하게 외부세계에 마음을 드러내는 인물의 내면 세계를 유머 가득한 문체로 표현함으로써 세계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 제2의 홀든 콜필드를 창조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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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VrOsXhG61Q?si=aLPMQUGIhxbLIDwK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수업하기 좋은 인기 소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저희는 영국의 영어교사협회(NATE)의 문학 분석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연극이 만들어지는 리허설 룸에서부터 실용적이고 현장감 있는 접근 방식을 활용하여 텍스트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리소스를 만들 수 있었다." -N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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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작사(여기서는 국립극장, National Theatre) 및 창작진과 BBC Learning팀의 인터뷰 자료들은 교실에서 활동적인 수업을 위한 프레임워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사진: 영국의 중등 교육과정 (GCSE)학생들 수업용으로 프린트 가능한 자료의 예

학교 선생님들이 중등 과정의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생님용 자료와 학생용 자료들을 만들어 내는데 수업에서 기대되는 부분,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질문서, 학습지는 기본이고 작품에서 중요한 장면을 찍은 사진 및 공연 및 리허설, 창작진의 인터뷰 영상은 학교에 직접 보내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며, BBC Learning 이라는 채널을 통해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한다. 

https://youtu.be/ZCZwSGApj6E?si=uDUQURy2yZY1NVTs

영상 속 내용들은 원작 소설을 읽고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한 희곡으로 만들어 낸 희곡 작가의 경험, 소설을 읽어가면서 처음 느낀점, 어떤 과정을 거쳐서 희곡으로 재탄생 하게 되는지에 대한 인터뷰 자료들이 있고, 연출가가 이 희곡을 읽어가면서 무대 형상화를 시도한 과정이나 생각의 깊이를 나눈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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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과정에서 작가나 연출가가 어려워 했던 지점과 실수가 있었던 점을 그들의 시각으로 고백하기도 한다. 또 연극이라는 매체의 장점이라며 “소설을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낸다면 연극은 제 3자의 입장(여기서는 주인공 크리스토퍼의 관점을 강조해 공연을 만들어냈다는)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가능하게 하는 좋은 매체”라는 희곡 작가의 변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필자는 한국 공연의 대본 감수를 했던 경험이 있어 이런 과정에 대체적으로 동감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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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쉬본(소설에 나오는 크리스토퍼의 선생님)이라는 인물이 연극 무대에서는 가끔 나레이터로 등장해 크리스토퍼의 행동을 묘사하는데 원작 보다 희곡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로 부각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 소설과 연극을 동시에 본 사람들(학생 포함)이라면 그 표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지적 만족감을 전달하게 되는데 연극 교육에 있어 긍정적인 점으로 평가되는 지점이다. 이 모든 것을 ‘프럼 페이지 투 스테이지From Page to Stage’ 라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지루하지 않을 분량의 영상(5분)으로 만들어서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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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은 희곡이 일반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궁금하기 마련인데, 이를 유명한 스타 연출가와 창작진들이 상세히 알려주는 대목은 작품을 본(볼) 아이들이라면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원작에서는 편지의 내용으로만 등장하는 크리스토퍼 엄마가 연극으로 만들어질 때 직접 무대에 나타나 크리스토퍼 주위를 돌며 아들과 같은 공간에서 있음을 관객들이 바라볼 때, 그리고 편지의 내용을 엄마가 말로 들려주면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각각 서로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기를 펼친다.) 서로의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져 가면 뭔가 곧 폭발할 듯한 정서적 감정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럴 때 독자(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해 보면 공연 창작의 과정이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학생이 아닌 선생님과 일반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등장 인물들의 연기, 무대 음악, 장치 등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볼 수 있어 연극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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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심각한 장면속에서도 언제나 유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해 무거운 장면 곳곳에 웃음의 요소를 숨겨놓는다. 창작진 스스로도 연극 속 이야기 구성에 있어 자꾸만 감정을 아래로 갖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그 무엇으로 만들어야 드라마에서 만들어 나가는 연속된 장면을 따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는 영국 국립극장의 제작 철학도 엿볼 수 있다. 국립극장 연극에서 가끔은 느닷없는 성인 농담에 웃음과 함께 놀라기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런 우스운 상황들은 모두 원작에 있었던 것이고 희곡 작가가 한 것이라 곤 그저 연극적 상황에 잘 녹아 들어 갈 수 있도록 크리스토퍼의 생각으로 시각화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학생들은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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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이 던져준 이 작품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담긴 키워드는 바로 #가족 #부정 #사랑 #거짓말 #정직함의중요성 #배신 #삶과죽음 #버려진사랑 #부모의역할 #다름 #자폐에 대한관점 #유희 정도로 표현되며 그렇다면 수업시간에 영국의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한 연극과 텍스트를 통해 결국 얻으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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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거짓말이 친절이라는 이름으로 사용 되도 되는가? 반대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때로는 가혹한 일이 될 수 있는가? 사람들 간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 언제나 중요하고, 정의롭고 옳은 일인가?

• 자폐아동에 대한 편견이 있는가? (영국사회에서 자폐는 흔하고 비교적 이웃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이 병원 시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집에서 치료를 받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이고, 가족 관계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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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교육과정 중 위와 같은 학생들의 생각이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수업 내용으로 보면 영국의 중등 과정인’ GCSE’선택 교과 중 영문학, 사회, 드라마, 미디어, 예술, 음악, 언어 영역에서 사고에 고루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수업 중 하나이다. 한편의 연극이 학생들에게 우리 모두가 속해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를 생각 하게하며 교실은 고대 그리스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던 아고라(AGORA)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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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극보다 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장르로 인식되는 뮤지컬로 이어져 < #빌리엘리엇 >, < #제이미 >로 가면서 ‘성과 철학’으로 넘어가고, < #위키드 >, < #마틸다 >에선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왕따’ 문제 의식으로, < #라이온킹 >의 텍스트로 #셰익스피어 의 ‘ #햄릿 ’을 배우게 된다. 물론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겐 의상이나 무대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폭넓은 자료들이 제공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언급된 많은 작품들이 상업적 흥행만을 이유로 한국에 도입되어 공연으로만 소개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가끔 한 쪽의 기회를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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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포함한 공연이 초중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학습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제작사내에 있는 이런 교육팀의 활동이 미래 한국 공연 관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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