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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Jul 19. 2022

_친구의 오래된 글



친구의 오래된 글     


   오늘 하루는 화창하고 선선했다. 밖을 걸을 때 산뜻하고 시원한 햇살이 내 몸 가득히 스며들었다. 잘 마른 낙엽의 향기를 코로 가득히 들여마셨다. 가을의 냄새였다. 아스팔트 바닥의 은행잎은 많은 사람에게 밟혀 가루가 되어있었다. 바람이 불때면 시간의 가루처럼 낙엽가루는 허공에 흩어졌다. 종화와 같이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갔다. 그 연극의 이름은 <머쉬멜로우> 였다. 한 순간 웃음이 솟구치면서도 감동을 함께주는 연극이었다. 연극을 보면서 극장안의 관객수를 세어봤다. 한 사람당 1만5천원 씩 냈다고 계산하면 한 회 공연할 때마다 극장은 400만원의 수입을 낼 수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예술을 순수하게 감상할 수 없다. 아마도 나는 현대인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밥을 사먹고 집에 돌아왔다. 이불을 깔고 잠시 쉬었다. 다리가 저려왔다. 잠깐의 휴식은 내 몸에 깊이 파고 들었다. 곧 편해졌다.   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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