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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Sep 28. 2022

사진03_친해지기




   도담이가 사납거나 배타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고양이를 자신의 영역에 들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왠지 푸근한 모습으로 금방 도랑이와 친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기보다 훨씬 커다란 도담이에 대해 도랑이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도 궁금했다.


   이틀 정도의 적응 기간을 보낸 후 물리적 격리를 해제하고 도담이와 도랑이를 서로 마주하게 했을 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났다. 조그만 도랑이는 대담하게도 도담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그럴 때마다 도담이는 움찔하며 당황한 모습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런 식의 일진일퇴를 몇 번씩 반복하며 반나절도 시간을 지났을 때 이 둘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서로의 체온을 공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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