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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Nov 16. 2022

사진06_책의 의미




   도랑이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 손에서 자랐지만 의외로 도담이보다 더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주말에 온종일 같이 집에 있을 때면 도담이는 주기적으로 내게 다가와서 이뻐해달라며 볼을 비비고 엉덩이를 들이밀며 애교를 부리지만 도랑이는 자신이 원하는데 있을 때만 나에게 다가와서 냥냥거릴뿐이다. 물론! 우리는 언어적 소통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내가 한참동안 도랑이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처럼 조금은 피곤한 도랑이의 취향을 언제나 100% 만족시켜주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가장 독특한 방법은 바로 책이다. 의자에 앉아 아무리 불러도 내게 쉽사리 다가오지 않는 도랑이지만 이상하게도 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나면 금세 달려와 내가 보고 있는 책 위에 올라타곤 한다. 평소에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책에는 관심도 없는 녀석이 내가 책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게 달려오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보다 크거나 작은 책 위에 당당히 네발을 딛고 올라서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때로는 아예 책 위에 엎어져서 새침하게 딴청을 피우곤 한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책 위 (2019)
책 위 (2019)
책 위 (2019)




책 위 (2019)




책 위 (2019)
책 위 (2020)
책 위 (2019)



책 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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