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MA Dissertation 쓰기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논문 써야 되는 시기가 온다. 1년의 과정이기에 시간은 더 빨리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런던 와서 이제 대학원 적응하고 있는 거 같은데 벌써 졸업 논문을 써야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한국에서 이미 대학원을 한번 했었고 논문을 아주 독하게 써보았기 때문에 쓰는 대략적인 방법과 자료 찾기는 큰 이슈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항상 닥치면 다 다르다. 처음 주제부터 내가 영국에 오려고 한 이유부터 생각해보면 그 이유에 맞는 논문을 써보려 했지만 일단 주제부터 막혔다. 크리에이티브한 아티스트와 기업들의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연구를 해보려고 했으나 일단 사례도 없고 연구사례도 없어 실제 실행한 논문이 되지 않으면 어려웠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원활에 맞춰 주제를 생각해보았고 크리에이터와 특히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주제를 잡았다.
논문 쓰는 법은 안다고 생각했으나 각주 다는 거부터 다시 배웠다. 한국에서는 익숙지 않았던 방식 Harvard 스타일로 참고문헌 인용을 하며 저작 표기법을 한다.
예로 인용되는 저자를 문장의 주어로 넣어서 A(1990)이 어쩌고라고 이야기했다.라는 식으로 이 A(1990)에 해당 논문이나 자료는 제일 뒤에 Bibliography에 넣는다. 또는 어떤 사건은 어쩌고에서 이루어진다(A 1990). 이런 식이다.
내가 한국에서 논문 쓸 때는 페이지 번호라던가 방식이 달랐던 거라 새롭게 인용과 참고문헌 등 다는 것도 큰 일이었다.
처음 며칠은 자료 찾고 프리트 하느라고 도서관에서 계속 며칠을 보냈다. Goldsmiths University의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가 도서관 24시간 운영이다. 런던에 24시간 대학도서관 몇 곳이 없다고 들었다. 이러한 논문 시즌에는 진짜 특히 도움된다. 논문 쓰는 시즌에 여름이라서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능률에 도움이 된다. 며칠은 도서관 신세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작업이 더 잘되는 스타일이어서 이후 한 달 이상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영국에서 또 하나 특이한 것이 MA의 경우 양적 조사를 적용하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즉 설문 조사 등은 논문에서 적용하지 말고 인터뷰나 문헌조사로 MA 논문을 쓰는 게 좋다는 어드바이스가 있다. 한국에서 설문 돌리고 통계 정리하고 결과 정리하는데 몇 주를 보낸 나로서는 다른 기준이 신기했다.
나는 인터뷰하고 자료 조사로 논문을 마무리했는데 마지막 제출일을 앞두고는 일주일 정도는 한 시간도 못 잔 거 같다. 써도 써도 만족이 안되고 내가 쓰는 게 맞는지 영어 한국어 막 섞어서 쓰면서 정리하는데 시간은 더 오래 걸렸다. 영어 문장의 한계가 있어서 어려운 말은 일단 한국어로 써놓고 나중에 영어로 정리하고 교정하고 하는 식이었다.
마감 3일 앞두고 있을 때는 정말 고민했던 게 의사에게 가서 아프다고 해서 진단서를 받아서 제출일을 늘릴까 하는 고민이었다. 실제로 같은 과 반 정도는 제출일을 다 뒤로 밀었다. 그중 가장 높은 이유는 난독증이었다. 나중에 알고서는 약간 억울하기도 했다. 제출일은 약 한 달 뒤로 민 경우도 있었는데 사유서를 내야만 했다.
마지막 제출하고 나서 확인 후 이틀 동안 잤던 거 같다. 점수는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국에 와서 내가 9,000자 논문을 영어로 써다는 사실이 지금도 가끔은 믿기지 않는다.
어설픈 영어문장으로 논문을 어찌어찌 완성하고 난 뒤에 신나는 유럽 여행을 하는 시기로 비자 만료일까지 런던에서 지냈다. 물론 졸업식까지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