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즐거움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인공지능과 사람이 베푸는 친절의 같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여러분의 생각을 적어보세요.
2. 여러분이 생각하는 친절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가을 시작 동시에
겨울 먼저 준비하고자
벚나무는
노랗게 변한 이파리
하나둘 미련 없이 떨구고
고무나무, 소나무
향나무, 느티나무
다정하게 이웃하여
녹색 그늘 드리우고
보랏빛, 진분홍빛 배롱나무
흰빛 무궁화로
가을 수채화
완성하네
이른 아침
말매미와 까마귀
목청 높여 울어대고
한밤에는
귀뚜라미와 두꺼비
차분히
가을의 조화를
노래하네
‘친(親)’의 사전적 의미는 친하다, 사랑하다, 사이 좋다는 의미를 지니고 ‘절(切)’은 정성스럽다, 중요하다, 절박하다, 적절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친절(親切)’은 나 아닌 타자 곧, 삼라만상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인공지능 및 기후 온난화 시대에 절박하고도 중요한 대상이라 정성스럽게 대하란 의미를 지닌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왔으되 가을 같지 않은[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날씨가 쭈욱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노자는 일찍이 “하늘의 그물은 넓고 엉성한 듯 하지만, 자연의 질서를 잃지 않는다[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踈而不失)]."고 대자연의 질서를 간파하였습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기성세대가 저지른 일들로 우리 후손들이 뒷감당하며 고통받을까 겁이 납니다. 우리 지구가 21세기를 견딜 수 있을까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각국의 미인들에게 현시점에서 가장 긴요한 일은 무엇이냐고 사회자가 물으니 하나같이 기후 온난화에 대한 걱정과 대비책을 얘기하였습니다. 그중 우리나라 참가자의 인터뷰 영상이 머릿속에 남아 인용해 봅니다.
“나 아닌 타자의 고통을 공감하는 일이야말로 기후 온난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인공지능에게 기후 위기의 대책을 묻는다면 그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요?
무더위에 늘 무탈하시길 기원드리며 세상살이의 즐거움 하나씩을 따뜻한 가슴에 품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아래 시는 명말 지식인 홍응명의 《채근담(菜根譚)》 한 구절입니다. 같이 음미하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徑路窄處(경로착처) 좁은 길에서는
留一步與人行(유일보여인행) 한 걸음 양보하여 남이 먼저 가게 하고
滋味濃的(자미농적) 맛있는 음식은
減三分讓人嗜(감삼분양인기) 조금 덜어 다른 사람 맛보게 하네
此是涉世(차시섭세)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一極安樂法(일극락법)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 중 하나라네
- 홍응명(洪應明, 1573~1619), <세상살이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