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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Aug 24. 2022

카오산 (2)

방콕

“무슨 일이야?”


“오토바이가 뒤에서 박았어. 잠시만 있어봐 나가서 오토바이 아저씨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올께”


피와 폴이 밖으로 나간다. 한참 얘기하더니 피가 차문을 열고 얘기한다.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은데 셋이서 이 근처 몰이나 카페 같은데 가 있을래?”


“아니야 여기서 얘기하면서 기다릴께”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밖은 한낮의 열기가 조금 꺾여 나무 밑 그늘에 서 있으니 덥지 않다. 하나짱과 메이와 셋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 또 다른 오토바이가 온다. 보험사 직원이란다. 직원 아저씨는 꼼꼼하게 차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서류 같은 종이를 꺼내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사인을 한다. 


“8500바트 정도 나왔는데 오토바이 아저씨가 현금으로 내고 싶다고 해서 지금 돈 뽑으러 갔어”



그렇게 거리에서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슬슬 피곤하다. 원래는 나이트마켓에 가서 쇼핑도 하려고 했지만 어제부터 쉬지 못해서 그런지 숙소에 가서 좀 눕고 싶다. 피는 차로 친절하게 나를 씨암역에 내려줬다. 벌써 시간은 저녁 6시를 향해 가고 있다. 이제 차가 말도 안 되게 막히기 시작할 텐데 걱정이다. 카오산까지는 또 어떻게 가지하고 생각하고 있으니 메이가 오토바이 택시를 잡아준다. 


“오토바이 타고 가면 15분이면 갈 꺼야. 기사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카오산까지 85바트래”


그렇게 거기서 모두에게 고맙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기사아저씨는 차 사이를 요리조리 잘 끼워 들며 빠르게 달린다. 아저씨 뒷자리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수많은 방콕의 차들과 함께 달리다 어느새 카오산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브록과 요한이 맞아준다.


“넬리, 하루 종일 안보이던데 어디 갔었어?”


“하루 종일 시내에 있다가 이제 막 들어왔어”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샤워를 하고 쉬려고 했었다. 그러나 수영장에서 친구들이 너무 즐겁게 놀고 있다. 샤워하기 전에 수영하는 것도 괜찮겠지.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맥주 한 병을 사서 수영장 모퉁이 놓고 물에 뛰어들었다. 물 온도가 딱 좋다. 깊이도 너무 얕지도 깊지도 않고 적당하다. 한 시간정도 물에 있으니 노곤노곤하다. 수건을 가져오는 것을 깜박했다. 물 밖으로 나와 조금 말리고 4층 방으로 올라가 수건을 챙겨 샤워를 했다.



“오늘 우리 나나 플라자라는 곳을 갈꺼야. 거기 쇼가 엄청나다는데 너도 갈래?”


11번째 방콕에 오는 거지만 아직 한 번도 나나는 안 가봤다. 유흥과 환락의 장소라고 들었다. 가게마다 스트립쇼가 열리고 매춘부들도 대놓고 영업한다고 했다. 쇼는 궁금하긴 하지만 그런 곳은 안 당긴다. 이 친구들도 남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가서 진짜 쇼만 보고 온다고 설득했지만 안 간다고 딱 거절했다.


9시쯤 되니 다들 떠나고 썰렁해졌다. 맥주 한 병 더 시켜서 조용히 쉬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혼자 카오산으로 갔다. 아무 바에 자리잡고 버켓을 시켰다. 혼자 홀짝홀짝 마시며 사람 구경을 했다. 하나 더 시켰다. 이제 취기가 조금 오르고 흥도 오른다. 미친듯이 흔들고 나니 역시 혼자는 덜 재밌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제 막 한창인 카오산을 혼자 터벅터벅 걸어갔다.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었는데 일찍 들어가서 자야지. 과일주스 가게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누가 부른다.


“넬리!”


캄보디아 친구 댄이다. 나랑 반대방향인 카오산으로 걷고 있다.


“어디가?”


“나 스페인 친구 만나러 루츠바로 가는데 같이 갈래?”


거절 이유가 없다. 다시 카오산으로 돌아가서 미친듯이 흔들었다. 댄은 가고 거기서 사귄 태국 친구들과 놀았다. 취기가 꽤 많이 오르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얼른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숙소로 가는 길을 동영상을 찍으며 걸어갔다. 한국에서 술에 취하면 꼭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서 집에가서 먹고 잔다. 숙소 앞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서 제일 좋아하는 초록색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받아 숙소에서 먹고 뻗었다. 3시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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