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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터박스 Jul 11. 2021

이번 생은 8남매의 둘째입니다

#4. 아파도 미안하지 않기를(넷째 이야기)

얼만큼 건강해야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넷째가 수술하던 날 마취깨기를 기다리면서 스스로 물어본다.  생애주기에서 넷째는 아팠던 날이 꽤 많았구나.

어려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에 철심을 박았던 기억이 너무 트라우마가 되어 정작 당사자인 넷째보다

아프다는 정체성을 빨리 던져버리고 싶었던건 내가 아니었을까. 


넷째와 밤마다 런닝을 한다.

거의 대부분 5km ~8km를 뛰는데 6월에는 100km를 달성했다. 내 염려보다 넷째는 잘뛴다. 뛰는게 넷째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너무 무리한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았는데 내 기우임을 깨닫는다.


아프지 않은 건강한 상태를 선호하는것은 본능이겠지만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 정상적인 삶에서 멀어진다거나  절망과 악으로 규정해선 안된다.  건강하지 않아도 삶은 계속되며 건강해지기 위한 과정과 노력 자체가 삶인것이다.


대단한 무엇인가를 하는게 아니다

넷째와 런닝복으로 갈아입고 뛰기 시작한다.

몸이 뜨거워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땀에 얼굴이 범벅이 되고 땀에 눈썹이 지워져 모나리자(?) 가 되고 그 과정에서 걷는 포인트까지 서로를 독려한다. 혼자서 런닝을 했다면 6월 한달 저렇게 열심히 뛰지 못했을거다.

어제는 넷째가 도착지점 전 뛰기를 포기하려는 내 등을 손으로 밀어주며 이끌어주었다.  이 과정을 공유하는 것 자체 그것으로 지금은 족하다. 




그래

이 구절은 정말 넷째를 설명하는 것 같다.

아무리 화가나는 상황이 있어도 넷째는 그걸 박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나와 가장 다른 점이다.

8남매의 넷째는 위로 언니들 아래로는 동생들 그 딱 중간 지점에 있어서 언니들 이야길 잘 듣기도 해야했었고 그 와중에 동생들을 잘 이끌기도 어야겠지. 그래서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고 담게 되었던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가족 모두의 고민을 다 아는 넷째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 뵈러 다녀온다면서

아버지가 자주 가시는 콩국수집 이야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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