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NC Lab May 07. 2021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웹접근성 짚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범유행한지 1년이 넘은 지금도 연일 확산세가 그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전국민 무료예방접종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지난 4월 26일에는 코로나19 백신수급 및 예방접종과 관련해 ‘코로나19 백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확보한 99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오는 11월까지 전국민의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상반기 1200만명 1차 접종을 완료하고, 9월말까지는 전국민의 70%인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 마디로 예방접종 인프라를 강화해 우리 국민의 백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여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인데요.


한편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70%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백신예방 접종률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지난 4월 KBS가 내놓은 ‘코로나19 방역·백신 관련 국민 여론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관련 응답자의 77.1%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로 백신 접종률도 갈수록 높아져 지금(5월 7일 현재)까지 전 국민(5182만 5932명·올해 1월 주민등록 인구) 중 6.96%가 1차 예방접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국민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의료기관을 찾아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이하 사전예약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사전예약 시스템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메인 페이지

부적절한 링크 텍스트

메인페이지 시연 영상

“사전예약? 여기서 예약하면 되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신청하려고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김 모씨가 이같이 말합니다. 시각장애인인 김 씨는 평소 스크린 리더를 통해 컴퓨터를 활용하는데, 사전예약 시스템 페이지에서 ‘사전예약 링크’를 발견하고 방문했다가 찾고자 했던 '예약하기' 페이지가 아닌 것을 알고 당황해 합니다. 김 씨가 이처럼 페이지를 잘못 찾아 들어간 것은 링크의 텍스트 정보가 불충분하게 제공되었기 때문입니다. 


제시된 영상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발견하셨나요?

링크 텍스트는 일반 사용자가 콘텐츠를 봤을 때 확인할 수 있는 내용과 동등한 수준(구조)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콘텐츠를 정확히 인식하고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스킵 내비게이션의 부재

“같은 내용, 언제까지 들어야 해?”

사전예약 시스템을 살펴본 김 씨는 ‘질병관리청 바로가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스킵 내비게이션(skip navigation)이 제공되지 않아 실망하게 됩니다. 스킵 내비게이션이란 일반적으로 페이지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접근하게 되는 항목입니다. 보통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등으로 구성되며,  사용자가 반복되는 항목을 생략하고 원하는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 효과적인 정보탐색을 가능하게 합니다.



모든 페이지- 타이틀 중복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보통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페이지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예약 시스템 사이트에서는 상단의 어떤 메뉴를 선택하더라도 같은 페이지명(page title)을 읽습니다. 페이지명은 스크린 리더 사용자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 해당 정보가 동일하게 제공될 경우 현재 페이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게 됩니다.

따라서 각 페이지마다 현재 본문영역에서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와 일치하는 페이지명을 제공해 스크린리더 사용자가 자신이 보고 있는 페이지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예약하기, 예약조회/취소 페이지 

불필요한 링크 탐색 영역

“니가 거기서 왜 나와?”

어렵게 예약하기 서비스를 찾은 김 씨는 탐색 도중 만나게 된 링크에 의아해 합니다. 개인정보 입력에 앞서 나타난  ‘1단계ᅵ예약정보 입력’, ‘2단계ᅵ예약완료 안내’요소를 별도의 링크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가입/신청 절차는 정보입력을 마친 후 ‘완료’ 버튼을 누르면 ‘가입/신청 완료’ 단계로 전환되는데, 이처럼 개인정보 입력을 완료하기도 전에 ‘정보 입력, 완료 안내’ 요소를 링크로 제공하면 사용자는 불필요한 요소의 진입, 탐색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게 되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여 예측가능한 선형적이고, 논리적인 순서로 요소간 이동이 이루어지게 한다면 사용자는 보다 효과적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 있게 됩니다.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입력서식 이름 정확치 않아

예약하기 시연 영상

“여기다 작성하면 돼요? 뭐라고 입력해요?”

예약하기에 앞서 대상자임을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 확인 과정을 진행하던 김씨는 본인 확인을 위해 제시된 입력서식에 당황합니다. ‘1단계ᅵ예약정보 입력’ 서식으로 이름 항목에 레이블이 제공되지 않아 막연하게 스크린 리더로 들리는 편집창의 용도를 고민하다 다음 항목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다음 요소가 주민등록번호임을 확인하게 된 김씨는 새로운 고민에 빠집니다. ‘주민번호 13자리를 연달아 입력해야 할까? 앞자리 뒷자리를 따로 입력해야 할까?’ 주민등록번호로 안내 받은 사용자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숫자를 연달아 입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숫자입력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커집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입력서식을 제공할 경우,  ‘이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뒷자리’와 같이 각 입력서식에 적절한 레이블(lable)을 제공하면 사용자의 반복되는 시행 착오와 고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오류 수정 위한 역방향 탐색 진입 불가능

예약 조회 및 취소 페이지 시연 영상

"내 정보인데 왜 내가 확인을 못해?”

주민등록번호 앞/뒷자리 입력서식이 분리되어 있는 줄 모른채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한꺼번에 입력한 김 씨는 잘못 입력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수정하기 위해 역방향 탐색을 진행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역방향 탐색키(Shift+Tab)를 아무리 눌러도, 입력 편의를 위해 제공된 자동 완성 기능에 의해 뒷자리로 강제 이동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예약 조회/취소' 서비스에서도 나타납니다. 만약 개인정보 입력을 마친 후 이름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라면, 초점이 ‘이름’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비장애인 사용자는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 사용자는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없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탐색활동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음 항목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입력서식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동완성 기능에 의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로 강제이동됩니다. 이름을 수정하려던 사용자는 의도치 않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강제 이동되어 처음부터 페이지를 순차탐색하여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김 씨는 “편의를 위해 제공된 자동완성 기능이 소수 사용자의 사용성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스크린 리더 사용자에게는 이처럼 번잡한 기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3. 의료기관 찾기 페이지

의료기관명은 안 읽어주고 소재지만 반복 출력

의료기관 찾기 시연 영상

“소재지야? 기관명이야? 뭣이 중헌디?”

사전예약 시스템에서는 코로나19 예방접종사업 참여의료기관을 찾아 국민이 원하는 의료기관에 백신접종을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크린 리더 사용자가 의료기관 찾기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먼저, 의료기관 찾기 페이지에 나타나 있는 대로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을 선택해 ‘의료기관 찾기’를 하면 검색결과가 목록으로 표시됩니다. 하지만 검색결과에서 탭키로 이동시 중요정보인 기관명칭 대신 소재지만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선택한 의료기관 바로 진입 안 돼

“바쁠수록 돌아가라? 너나 가라 돌아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설사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검색된 의료기관을 한 곳 선택했다 하더라도, 선택한 의료기관의 상세정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검색결과를 끝까지 탐색해야 합니다. 기관을 선택한 후 바로 상세정보를 읽어준다면,  불필요한 탐색과정으로 인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전예약 시스템의 문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웹접근성 적용이 반드시 사용자의 여정에 기반해 있어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웹페이지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히 보이는 결과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그 웹페이지를 어떤 과정으로 탐색해 나아가는지, 그 과정이 원활한지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부터 사용자경험(UX)을 고려해 모든 사용자가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웹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웹사이트를 구축하여 사용하던 중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한창입니다. 전국민의 관심이 백신접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위급한 시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이 먼저 나서서 우리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웹사이트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온라인 쇼핑몰 웹 접근성 개선하기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