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5천만 원으로 신혼집 매매를 계획하다
2020년, 지금의 남편과 나는 결혼을 1년 앞두고 ‘신혼집’에 대해 고민했다.
남편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아파트 전세를 들어가자는 입장이었고,
나는 영혼을 끌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매매를 하자는 주의였다.
당시 난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관심 있던 동네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몇 달 새 호가가 몇천씩 순식간에 올라가는 걸 보며 조바심이 나던 차였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 집’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집들이 순식간에 멀어져가고 있었다.
사실 남편이 매매가 아닌 전세를 주장했던 건 매매가 싫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는 매수가 불가능하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시기 우리가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은 1억 5천만 원. 서울 아파트를 사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고, 당시 정부는 대출을 잔뜩 조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방면으로 신혼부부 대출을 알아본 결과, 영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2020년 기준, 신혼부부가 5억 이하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정부 상품인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중복으로 이용해 2~3%대의 고정 금리로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3년 전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5억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최대 3억 5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것이었다. 맞벌이를 하는 상황이기에 둘이 적당히 아끼며 산다면 매달 원금+대출금은 충분히 갚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다.
“1억 5천만 원으로 아파트를 어떻게 사냐”고 의아해하던 남편은 70%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매달 갚아나가야 할 돈이 감당할만한 수준이란 생각이 들자 돌연 최대한 빨리 매매를 하자는 쪽으로 돌아섰다.
‘매매’로 마음을 굳힌 후, 나는 매일 아침 네이버에 ‘5억 이하 아파트 매매’를 찾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