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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 Oct 31. 2022

소소하지만 삶을 단단하게 채워 주는, 루틴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한 루틴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는다.

재택 출근하는 날 아침에는 차 한 잔을 마시고 폼롤러 스트레칭을 한다.

점심, 저녁을 먹은 후에는 20분 이상 산책을 한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 혹은 근력 운동을 한다.

잠들기 전 오늘 일어난 일을 다이어리에 간단하게 적고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일기에 담는다.

월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들춰보며 지난 한 달을 회고한다.


나의 일상을 채우는 소소한 루틴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거창한 것은 없지만, 이 루틴을 '꾸준하게' 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본격적으로 나만의 루틴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20년 겨울부터였다. 심해지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고, 주로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눈을 뜨면 출근이었고, 퇴근 후 어찌어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잘 시간이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의 분리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과 일상의 경계가 점점 더 흐릿해졌고, 눈을 뜨면 바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침이 기대되지 않았다.


그때 내 삶의 변화를 주고 싶어 시도한 것이 '나만의 아침 시간 보내기'였다. 재택 출근 시간보다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여운이 남는 문장을 다이어리에 적었다.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깨운 후 아침을 챙겨 먹었다. 그런 시간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자 아침 시간이 기다려졌다. 아침의 고요한 시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나만의 루틴을 하나씩 하다 보면 내면 깊은 곳까지 에너지가 충전되며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때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늦게 일어나 루틴을 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이미 내 삶에 단단하게 뿌리 잡힌 루틴은 머지않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나니 깨닫게 되었다. '소소한 루틴들이 쌓여 내 삶을 단단하게 지지해 주고 있구나.'


루틴이라는 것은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기 마련이다. 처음 루틴을 만들고 실행하던 시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상황과 생활 패턴의 측면에서 여러모로 다르다. 그러나 그 방법이 조금 달라졌을 뿐 지금의 나는 내 생활 패턴에 맞는 루틴들로 삶을 채워나가고 있다. 루틴을 통해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살아가다 보면 회사에서의 업무, 인간관계, 경제적 상황 등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그러나 꽤 오랜 기간 동안 나만의 루틴을 쌓고 유지해 오며 '루틴은 온전히 나의 힘과 의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삶의 주도성이 나에게 있다는 느낌이 주는 성취감과 기쁨은 매우 컸다.


앞으로도 현재의 루틴을 잘 유지하며 내가 지향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루틴들을 조금씩 더 쌓아가려고 한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루틴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상황 속에서도 나의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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