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진 May 20. 2019

책방도 어느새 2년이 넘었다.

책방을 개업하고 2년이 지나갔다.

별 오만 에피소드가 스쳐지나갔다.

난생처음 돈때문에 부부가 싸워봤고 인간 대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던 나의 부부지론은 함께 동업자로 묶이면서 사라졌다.

책방일은 상당히 손이 많이 갔고 혼자였다면 조용히 입싸물고 짐을 챙겨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나왔을것이다.

그토록 오래 묵힌 꿈이 단시간에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함께 세미나를 가고 사업계획서를 쓰고 함께 sns를 관리한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책을 읽지 않는 남편도 애정하는 작가가 있고 마음쓰이는 작가가 있고 만나고 싶은 작가가 있다.

남편은 유시민작가님에게 안될걸알면서도 섭외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유시민작가님에게 답장을 받은 사람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책을 읽지않아도 요즘 나오는 책들을 트렌드들을 나보다 잘 알고 책 표지만 봐도 누군지 어떤 작가이야기가 나오면 새로 나온 작품을 나에게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2년동안 책을 소개하고 2년여를 정산하며 작가님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안부를 묻는다.

낯 가리고 글 한 자에도 쑥쓰럼을 타던 사람이 이젠 나보다 책에 대한 애정을 보낸다.

어느 지역을 지나갈땐 그 책방을 떠올리고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안부를 나에게 대신 전해준다.


2년여가 지나니 돈때문에 싸우지 않는다. 돈을 모으는 법을 알았고 자영업자의 삶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렇게 책으로 묶이게 되었다.

둘이라서 힘들때도 있고 둘이라서 안도할때도 있는 나날들로


낮의 거리를 함께 산책하고 앞으로 책방의 생존여부를 서로 묻는다.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생겼고 새벽에 이야기를 나누고 아침 햇살에 늦은 아침을 먹고 자기전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책방을 하며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이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생기는 그 마음일 것이다.


어느새 2년이 넘었다.

우리의 페브레로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그 이름이.

새벽녘 잠 못이루고 앞으로의 내가 할 책방에 대해 설레여 하고 불안해 하던 나에게 달려가 말해주고싶다.

네가 원하던 그 책방은 잘지내고 있어 ! 라고





작가의 이전글 엄마는 책읽는 나를 혐오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