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난 당신이 공중부양을 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지.”

by 공원과 대도시

큰 하늘 아래 가부좌 자세를 한 붉은 승려복의 남자는 점점 더 떠오른다. 거대하게 화면을 꽉 채운 이미지. 천천히 떠올라 하늘에 가까워지고, 땅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모든 인물들이, 모든 말이 YOUTH

늙음과 젊음의 구분이 무의미한,

누군가는 늙었고, 누군가는 너무 어리고 또 누군가는 청춘이지만

어린 아이는 노인을 격려하고,

또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유명 배우는 아이에게서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듣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춘을 예찬하지만 그것은 나이로 정의내릴 수 없으며,

젊음이란 단어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것.

YOUTH라는 제목의 무게를 위해 영감 투성이인 이 영화는 정말이지 꽤 많은 inspiration들로 반짝반짝 한다.

결코 가라앉을 만큼 무겁지도 않으면서, 절대 떠오르지도 못하게 누르는 깊고 무거운 추.

등장하는 인물들과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아주 큰 원으로 포물선을 천천히 그려가다가, 조금씩 서로를 알아보면서 구심점이 되는 원을 향해 모이기 시작한다. 천천히, 천천히.

매 장면 매 순간이 결코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엔딩 장면처럼,

매 순간이 하이라이트이고 매 장면이 엔딩이고 그러나

3시간은 거뜬히 앉아 보겠다고 의지를 다지게 하는.


마치 대학 입시를 봤을 때처럼, 손에는 종이와 펜이 쥐어져 있을 것만 같은,

보이는 모든 걸 적고 싶은,

그래서 영화가 끝나자마자 크고 흰 빈 종이에 그 모든 걸 휘갈겨 써내려가고 싶은 욕망.

또 언젠가 피카디리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 무작정 뛰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아직 느낄 수 있는 그대로의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아 너무 좋았다.


모든 미장센이 그 자체로도 완벽한데,

또 각각 따로 인데 하나이고,

어느새 아주 천천히 모이기 시작했다가 또 언제 모였었냐는 듯

결국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었다.

음악과 영상의 힘.

이야기, 마치 대본이 도구가 되어 보고 듣는 모든 것 뒤에 존재하는 듯한.

아무 설명의 필요 없이 보이고 들리는 것들로만 압도되는 이야기의 무게.

그러나 그 실체를 글로 써보기엔 적절치 않은 것인 양 만져지지도 않고

다만 어떤 무거움 이라는 촉각으로만 남은 듯한,

말로 하기보다 직접 만지고 냄새를 맡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의 힘을 느꼈다.


분명히 나는 영화를 봤는데.

나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었다가 조금씩 의식하며 내뱉는

그렇게 만드는 힘.

영감과 영감, 그 사이의 영감. 영감의 연속.


청춘이라는 단어를 <YOUTH>에 빗대어 쓰기엔 너무 빛나고

젊음이란 단어는 가볍다.

영감은 존재하는가? 아니면 단지 흥분 상태를 말하는 건가.


노장 감독 믹과 함께 대본 작업을 하러 온 젊은이들의 시끄러운 혈기 그 뒤로 놓여진

평온한 산과 하늘이,


마치 이 영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