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배려
'빌리다'라는 말은 신뢰를 품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돈이나 물건을 빌리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고, 그만큼 상대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를 쉽게 망각하기도 한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빌리는 것'중 가장 민감한 것은 '돈'이다. 돈을 빌리는 행위에서 쉽게 신뢰를 쌓기도 하지만 그만큼 모래알 같은 신뢰는 쉽게 무너질 수도 있고, 또 그런 경우도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절대 빌리지 않는 편이다. 돈이 필요하면 금융사를 이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조금 역설적일 수도 있지만 정말 급전이 필요하다면 가족의 힘을 빌린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친누나는 나보다 3년 사회로 발을 내디뎠다. 비교적 나보다 목돈이 넉넉한 누나 덕에 급할 땐 친누나 대출을 주거래처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회사에서 발령을 받고 일주일 만에 이사를 했다. 역세권 의정부 전셋집은 생각 외로 당장 나가지 않았고, 계약기간이 조금 남아 그렇게 내 목돈은 전세방에 묶이고 말았다.
정말 영혼까지 끌어모아 소정의 보증금을 들고 회사 주변에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방을 처음 보는 순간, 향긋한 공간과 공기가 이 집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느낌적으로 다가왔다. 이상형을 본듯한 느낌을 받고 당장 대쉬하고 싶었지만, 손에 들고 있는 보증금이 부족했다. 그렇다고고 대출을 받기에는 시간이 없었고, 전세자금이 묶여있는데 또 추가 대출을 받기에도 부담이었다. 급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아직까진 신용도 1등급인 친누나 대출을 받기로 하고 전화를 걸었다.
"누나, 나 보증금 좀 쓰게...."
"오후에 보내줄게"
그렇게 이상형 같은 방을 계약하고, 목돈이 생겨 3일 후에 누나에게 원금과 소정의 커피 쿠폰을 이자 삼아 보냈다. 다행히 커피 한잔에 누나는 내 신용도를 1등급으로 유지시켜줬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빌리는 행위를 배제할 수 없다. 가끔은 내가 빌릴 때도 있고, 혹은 빌려줄 때도 있다. 주고받는 행위에서 신용(信用)은 믿음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이어준다고 한다.
어디선가 우연히 '사람의 신뢰를 얻는 법'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작은 배려로 자신의 퍼스널브랜드 가치를 높이는걸 어떨까?
1) 차를 빌리면 기름을 가득 채워 돌려줄 것
2) 돈을 빌리면 이자와 기한을 맞춰 줄 것
3) 빌린다는 말을 빙자로 뺏지 말 것
4) 집을 빌리면 들어갈 때 이상으로 청소할 것
5) 핸드폰을 빌리면 얼굴 기름을 닦고 돌려줄 것
빚진 것을 돌려줄 때에는 과거에 자신이 받았던 것보다 더 충분히, 더 넉넉히 되돌려주어야 한다.
- 니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