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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지석 Jul 01. 2019

#20. 월요병

자신만의 월요병 극복 요소는?

TMI(To Much information) 한주의 시작점을 아는 사람은 잘 없다. 1년 52주를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몇 주차로 부른다.

통상 많이 쓰이는 기준점은 일요일, 월요일, 목요일이다. 군대에서는 1월 1일을 기준 삼아 첫 주차로 시작하고, 한주에 한 번씩 주간 예정표를 써가면서 관리한다. 매주 예정표를 만들기 때문에 차근차근 주차를 쌓아 올라가면 그다지 헷갈리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월요일을 기준점으로 삼는다.


평일에 일터에 쏟았던 방전된 에너지를 주말에 충전하고, 다시금 출근하는 시점이 내겐 뗄 수 없는 기준점으로 삼게 한다. 그래서인지 월요일은 무겁기도 하면서 평소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를 엿볼 수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난히도 월요일 출근길은 찻길이 막히고, 평소보다 사람이 북적인다.


주말엔 나름 알차게 보내려고 하는 편이다. 사람은 기운보다 기분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집에 있기보단 어디론가 떠나 뿌듯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그만큼 봄꽃 향기처럼 여운이 남는 주말을 보내면 쉽게 그 향기를 잊기 어렵다. 월요일이 시작된 아침까지 구름 속에 붕붕 떠있는 느낌이다.

 

월요병이 극도로 밀려올 때는 여행을 다녀올 때다. 여행이라는 이상적인 장소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꿈에서 깨어 나오기 어렵다. 어렵다기 보단 깨고 싶지 않은 꿈속인 것 같다.


한 번은 강원도로 여행을 갔다가 너무 인상 깊어 월요병이 심하게 온날이 있었다. 월요일부터 훈련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마치 지옥 속에 떨어져 벌 받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훈련은 끝나기 마련이지만 즐거웠던 여행의 여운이 후회로 바뀐 순간이 돼버렸다.


나만의 월요병 극복 요소

그날 이후 월요병 따위에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았다. 행복한 시간도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월요병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스개 말로 일요일에 출근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꼰대스러운 발상이지만 슬프게도 일요일에 잠깐 출근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됐다.


군대에선 주차별로 나눠 준비 주, 훈련 주, 정비 주 순서로 진행되는데 훈련은 보통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어쩔 수 없었지만 월요일 오전부터 훈련을 하게 되면 일요일에 출근해 잠깐이라도 준비하는 게 내 스스로가 위안이 됐다.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한 잠깐의 고통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여유를 찾는데 도움도 됐다.



7월 1일부터 예외 업종을 제외하고 법정근로시간 주 52시간이 시행됐다. 하지만 일선 군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주말을 포기한 채, 가족을 잊은 채 경계근무와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한날 월요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 4호선 기관사님의 방송 멘트가 생각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꼰대스럽지만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만의 월요병 극복 요소 찾고, 행복한 한주의 시작점을 망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 순간의 행복을 위해.


한 주의 행복은 매일의 행복이 되고, 매일의 행복은 순간이 된다. - 4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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