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을 애닳아하는 당신에게.
어렸을 적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이터에서 놀면
엄마가 창문너머로 큰소리로
나와 내 친구들을 불렀었다.
그럼 같이 놀던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게
몇명이고 우리집에 와서 숟가락을 더 놓고
저녁을 먹곤 했다.
또 어떤 때엔 집전화로 겨우겨우 통화를 해서
무한정으로 친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때도 있었다.
우린 분명히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이렇게 그 시절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이 나뿐은 아닌지
요즘은 어딜 가도 그렇게 레트로가 유행인 것 같다.
이렇게 대부분을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당겨 쓰는 날이면
15년도 더 지난 친구의 조언이 떠오른다.
"언니, 언니는 지금을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아. "
그런 순간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영화 '메디슨카운티 다리'
짧은 사랑을 한 두 주인공이
현실로 돌아가 헤어지게 되고
'찰나'의 순간 둘은 안타까우면서도
격정적인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2~3분의 찰나를 이토록 찬란하게 표현한
영화가 있었던가.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어쩌면 내가 그토록
그리워 하는 '과거'가 되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이 찰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찰나의 순간이 소중해진 나는
매 순간 습관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상기시킨다.
그럼 진짜 중요한 것이 수면위로 드러나기도 한다.
오늘도 사라지는 찰나를 붙잡고 있는 나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