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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Nov 10. 2019

감성이 지배한 스토리

영화 [날씨의 아이]  리뷰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는 늘 대중과 거리감이 있었다.


뛰어난 작화, 눈에 띄는 연출력, 적절한 OST의 사용, 확실히 차기 일본 애니메이션 계를 이끌 재능을 가졌음에도 그의 작품은 늘 흥행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그가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을 통해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신카이 마코토 최대의 흥행작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은 확실히 이전 그의 작품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기존 신카이 마코토의 팬들은 그런 점에 실망하기도 했으나 대중은 환호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흥행했고 대한민국에 정식 수입된 비 영어권 외화 애니메이션 중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년 만에 그가 '날씨의 아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2년 만에 나온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

여전히 뛰어난 작화, 생동감 넘치는 풍경.



애니메이션은 실제가 아닌 그림을 통해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따라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어울리는 우수한 작화는 필수다.


신카이 마코토는 지금까지 날씨에 따른 풍경의 변화, 생동감 넘치는 도시를 표현하는 데 특히 장점을 보였다.

진짜 도시 하나는 감탄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런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했다. 특히 날씨가 주된 주제인 이 영화에서 그 장점은 더 돋보였다. 


사진 같은 뛰어난 작화.

떨어지는 빗물과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들은 그림이 아닌 실제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처럼 생생했다.


이런 뛰어난 작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은 즐거웠다.


#

특유의 연출과 음악의 활용.



신카이 마코토는 자신만의 '독특한 장면 연출 방법'을 가진 감독 중 하나다.


'너의 이름은'에서 보여줬던 잔잔하게 흘러가다 한 순간에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방심하던 관객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그의 연출력은 이번에도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가 이런 연출을 하는 데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음악이다.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드는 음악의 힘

그의 뛰어난 작화와 연출이 음악과 만나며 장면은 아름답고 극적인 장면으로 다시 태어난다.


자신이 만들어낸 장면에 어떤 음악이 들어가야 할지 명확히 알고 있는 것도 신카이 마코토가 가진 재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를 보는 동안 시각과 청각이 함께 공감하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부실한 스토리의 개연성.



'너의 이름은'은 분명 좋은 작품이다. 하지만 그 작품도 스토리에 있어서는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단점이 더욱 커진 느낌이었다.


'너의 이름은'은 최소한 결말로 향하며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설명하려는 과정과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중간에 그 부분을 건너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넌 왜 그런 거니?

그렇다 보니 점점 커지는 주인공의 감정과 관객 사이에 묘한 괴리감이 발생하고 결국 그 부분은 관객의 감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간다.


비록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부실하고 공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느낌이 드는 건?

단적인 예로 같은 방식을 취했던 '너의 이름은'이 결말에 다다라선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는 왠지 모르게 고개를 한 번 갸웃하게 되는 차이가 존재했다.


#총평

: 이전보다 조금 더 신카이 마코토스러운 영화



주목할 부분은 위에서 말한 장단점들이 모두 기존 신카이 마코토 작품이 지적받았던 장단점과 같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너의 이름은'보다 기존 신카이 마코토의 색이 조금 더 진하게 들어간 작품이다.

원래 커플 브레이커인 감독이다.

아마 신카이 마코토는 '너의 이름은'이후 조금 더 자신의 색이 들어간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면서도 '너의 이름은'을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예고편에서부터 이 영화는 '너의 이름은'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막상 결과물도 '너의 이름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였다.

너의 이름은 외전이라도 해도 될 작품.

문제는 사람들은 한 번 느낀 감정에 다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기다 추가된 그의 색은 원래 대중과는 거리가 있으니 이 작품이 '너의 이름은'보다 흥행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배급사 님아, 불매운동 때문이 아닙니다.

그래도 '너의 이름은' 이전에 신카이 마코토 팬이었거나 또는 '너의 이름은'을 감명 깊게 봤다면, 또는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감성에 감동받은 적이 있다면 이 작품은 괜찮은 작품에 속할 것이다.


'다음 작품은 과연 더 신카이 마코토스러워질까? 아니면 대중적으로 변할까'


신카이 마코토 본인에게도 과제가 될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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