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나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 남학생이었다. 고등학교 때의 내 꿈은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 회사원이었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이기도 했다. 회사원 중 왜 대기업 회사원이었을까? 단순한 이유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연봉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하지만 내 진로가 바뀌게 되는 순간을 직면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수업을 마친 후 집에 오면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컴퓨터 게임도 하고, 인터넷 신문을 보기도 하였다. 인터넷 신문의 어떤 기사를 보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 단어는 "사오정". 날아라! 슈퍼보드의 만화 주인공 중 한 명인 사오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의미는 사뭇 달랐다. 그 기사에서 의미하는 사오정은 ‘45살 정년퇴직’의 줄임말이었다. 그 기사에서는 당시 대기업 회사원들이 45살 전에 정년퇴직을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나는 대기업 회사원이 만능이라고 생각했었다. 높은 연봉부터, 나 자신의 복지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책임질 수 있는 복지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정년퇴직을 하는 걸 보니 충격적이었다. 이 기사가 내 진로가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진로에 대해서 다시 탐색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45살에 정년퇴직을 해서, 내가 무엇을 하며 먹고살 수 있을 까? 28~30살에 결혼을 일찍 하고,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자녀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나이인 게 분명하다. 내 생각에는 45살이라는 나이는 한창 자식 뒷바라지를 하고 내 자녀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여 돈을 벌어야 하는 나이인데, 실직이라니. 생각만 해도 까마득한 상황이었다. 보통 퇴직 후 재 취업 가능성은 희박하고, 창업시장에 뛰어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창업시장은 약육강식의 세계로, 경쟁이 심하다. 대기업 회사원보다는 이 세계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돈보다는 직업의 안정성을 찾다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는데. 간호사가 하는 일, 즉 환자에 대한 간호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는 점과 정서적 지지, 인간적 공감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간호는 기계가 대체가 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미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군. 즉 미래지향적인 직업군이라고 확신이 생겼다. 간호사 조직은 여성으로 대다수로 구성되어 있었고, 조직 내에서 남자간호사는 거의 보기 힘든 실정이었다. 그리고 간호사라는 직업이 남자들이 쉽게 도전할 수 없고 생소하며 낯선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런 점들 때문에 남자 간호사라는 직업이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부모님께 나의 진로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다소 당황해하셨지만, 이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이후 나는 간호사라는 길을 걷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았고, 남자 간호사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간호사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나타낸다.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돕고, 24시간 환자 곁에서 의사의 처방이나 규정된 간호기술에 따라 치료를 하며, 의사 부재 시에는 비상조치를 취한다. 또 가정이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건강의 회복, 질병의 예방, 건강의 유지와 증진을 도와주는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