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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나 Aug 11. 2024

30대에 찾은 취미들

취미부자에 도전!


내가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것을 30살때 알았다. 

당시 알고 지내던 친구가 공짜표가 생겼다며 같이 뮤지컬을 보러 가자고 했다. 내 생애 첫 뮤지컬 관람이었다. 그때 봤던 뮤지컬이 너무 재밌어서 3열 자리로 구매해서 재관람했다. 재관람도 엄청 재밌었다. 그 때 봤던 뮤지컬 시카고는 여전히 내 인생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표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좋은 자리를 득하기도 어렵다. 이른바 피켓팅! 그런 이유로 1년에 많으면 4번 정도 관람을 하고 있지만, 분명하다. 나는 뮤지컬을 볼 때 즐겁다.

겨우 표구해서 혼자 관람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내가 바다를 좋아한다는 것을 33살때 알았다.

여행할 때 휴양지보다는 도시를 선호했었다. 엄마와 처음으로 방문했던 휴양지 괌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바다속을 들여다보는데 세상 이렇게 아름답고 고요하고 평화로울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귀도, 마음도 아주 시끄러운 일이어서 그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더 매력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행 동안 나는 계속 바다 속으로 머리를 쳐박았다.


이후 휴양지로도 자주 여행을 갔고, 갈때마다 바다에서만큼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본 바다 중에 아름다움으로는 단연 필리핀이다. 필리핀 바다의 맑은 물 속으로 비치는 산호와 물고기들을 보고 있을 때 막 마음이 설레었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설렘을 느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둘째 출산을 마치면 수영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따보려고 마음먹었다.

스노클링할 생각에 행복한 뒷태


내가 어렸을때는 지방에 거주하기도 했고 지금만큼 문화생활이 보편적이지 않았던데다 우리집은 넉넉한 형편도 아니어서 20살까지 영화관, 야구장 두어번 가본 것이 경험해본 문화생활의 전부였다.


얼마 전, 출산 전 이벤트로 나에게 선물한 뮤지컬을 관람하면서 생각했다. 어렸을때는 몰랐던 기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기쁘다. 지금도 무한정 즐길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좋아하는 것을 큰 갈증이 없을만큼은 즐길 수 있는 형편인 것이 행복하다.


어렸을때 알게 된 좋아하는 것들도 많다. 그래도 나이들어감에 따라 새롭게 알게되는 내가 있고, 확장되는 세계가 있다는 것이 퍽 감사하다.


어떨때는 두렵고 서글프지만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 꼭 나쁜것만은 아닌가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팍팍했던 20대보다 나는 30대가 더 풍요로웠다. 막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던 30대 초반보다 지금이 더 여유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 더 음미한다. 어떤 삶을 살고싶은지, 삶의 방향성에서 나를 가장 만족시키는 것은 무엇일지, 나에게 중요한 가치의 순위는 무엇일지도 이제야 고민해본다.


허겁지겁 달리다가 이제서야 앞뒤옆을 돌아볼 여유가 아주 조금 생겼다고 해야할까?


40대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취향과 지식을 갖게되기를 바란다. 늘 버거운 직업이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형태로 지속할 방향도 찾고 싶다. 조금 더 나다운 내가 되어 생긴대로 살고 싶다.


50대에 바라는 모습은 40대 후반에 고민해보기로 한다. 나는 대문자 P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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