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잦은 소변, 빈뇨? “아이 스트레스는 내 잘못”
윤우는 완벽하게 기저귀를 뗀 이후 한 번도 ‘배변’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일요일 저녁부터 지나치게 화장실을 많이 갔다.
분명 쉬했는데, 또 쉬 마렵다고...
잠시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는데,
다음날, 아침에도 유치원 등원하기까지 4~5번 화장실로 갔다.
빈뇨와 관련해 찾아보니,
요로감염, 방광염, 또는 아이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열이 나지 않아서 요로감염은 아닌 것 같았고, 심리적인 스트레스?
생각해보니 전날... 난 윤우를 과하게 혼냈다.
아이가 유튜브를 보는데
“너 유튜브 그만 봐~ 차라리 이런 유튜브를 봐!”
윤우에게 교육과 관련한 영상을 보는 걸 강요했고,
아이 유치원 숙제를 봐주면서 글씨를 칸에 맞게, 똑바로 쓰게 강요했다.
“너 이렇게 쓰면 이걸 알아보겠니?”
“획순이 틀렸다고... 모르겠어?!”
윤우가 억울하다는 듯
“잘 모르면 가르쳐주면 되잖아...”라고 울먹였다.
사실 그렇게 스트레스받을 줄 몰랐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윤우가 그날 나의 목소리와 화내는 감정이 꽤 스트레스였을 것 같았다.
나 역시 몇 년 전에 스트레스로 인해 화장실을 빈번하게 갔던 터라 그게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고 괴로운지 알아서 빨리 해결? 해주고 싶었다.
윤우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소변 검사를 했는데, 역시나 소변에는 이상이 없었고... 의사선생님은 ‘스트레스 같다’고 하셨다.
윤우의 스트레스 원인은 확실히 ‘나’였다.
병원에 갔다 와서 윤우에게 사과했다.
“윤우야, 엄마가 정말 미안해... 모르면 잘 가르쳐줄게~ TV도 마음대로 봐.”
며칠 후 윤우는 유치원에서는 전과 같이 배변한다고 했다.
배변을 제대로 잘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숙제가 뭐가 중요하고, 한글이 뭐가 중요한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또 이렇게 알아버렸다.
윤우를 재우려고 하던 며칠 전 밤, 윤우가 “엄마 나한테 왜 그랬어?”라고 물었다.
순간, 내가 아이한테 잘못한 일이 여러 개가 생각나면서... ‘뭐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응? 윤우야 뭐?”
“엄마가 나한테 TV 마음대로 보라고 했잖아.”
순간, 안도의 한숨...
난 윤우가 ‘왜 엄마가 자기한테 혼냈는지’ 그런 것을 따져 물어볼 줄 알았다.
TV를 마음껏 보라는 이유에 대해 얼버무리면서... 집에서도 ‘소변을 조금씩 참아보자’고 했다.
아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하면서도 소변에서는 ‘자꾸 참아 봐’라고 하고...
‘봐 봐~ 이것밖에 안 나오잖아’라고 또 얘기해버리는 나...
윤우는 “엄마~ 나 소변 작게 나와도 혼내지마...”라고 했다.
순간, 또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아이는 부모의 마음과 감정을 다 읽고 있다.
자기가 혹시나 쉬를 못 참거나 ‘양이 너무 적으면’ 혼날까 봐 눈치부터 살펴본 것.
아이는 잘하고 있고, 생각보다 더 잘 성장하고 있는데,
괜히 부모 욕심에 오히려 잘하고 있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준 건 아닌지...
‘아이를 넓게 품어줄 수 있는’ 포용력 있는 부모가 되고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