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7세가 되면서 유치원에서 제일 큰 형님반으로 올라갔다.
아이는 ‘7세’ ‘제일 큰 형님’이라는 생각에 자못 더 의젓해졌고 혼자 하려는 게 많아졌다.
‘난 이제 7세니깐 이건 혼자 할 수 있어’
심지어 내가 화장실 뒤처리를 도와준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
“나 혼자 할 수 있다니깐~ 나만 믿어”
아이가 요즘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애기야’ ‘애기는’이라는 말이다.
누가 ‘애기’라고만 하면 바로 “나 애기 아니거든요~ 7살이거든요”라고 재빨리 반박한다.
아이는 7살이 된 게 마냥 좋지만, 부모는 불안하다
7세 부모는 ‘예비초등학생부모’로 불리면서
‘예비초등학교’ ‘예비초등학생’이 주는 단어의 무게감을 묵직이 느끼고 있다.
이제 막 7살반이 시작됐는데...
부모는 벌써 8살, 초등학교를 떠올리며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
‘우리아이 한글을 못 뗐는데’
‘우리아이 영어 알파벳도 모르는데’
‘수학은 어떻게 해야 하죠?’
‘친구관계는 어떻게 할까?’
‘초등학교 적응 못 하는 친구들도 많다는데...’
‘맞벌이라 하교 시간은 빠르고 학원을 계속 돌려야지... 차량 타는 연습도 시켜야 할 것 같아...’
나도 아이 7살과 동시에 이런 8살의 고민을 했다.
사실 불안, 긴장보다 조금 더 ‘답답’ 함이 앞섰다.
아직 내 눈에는 ‘아기’ 같은 아이가 8살의 큰 초등학교라는 관문에서 적응을 잘할까?
많은 부모들이 ‘선행학습’을 시키기도 하고 막상 초등학교 입학시킨 후배를 보면 ‘그때 더 많이 시켰어야 했다’고 후회하기도 한다.
윤우는 한글을 뗐고 수학, 과학 학원에 다니고 있다.
알고 보니 수학도 과학도 ‘초등학교 선행학습’이라고 하던데... 난 선행인 줄 몰랐다.
아이가 과학을 워낙 재미있어해서 다니고 있었고 그러다가 ‘수학도 하고 싶다’고 해서 했는데,
교재에 적힌 ‘선행’이라는 것에 놀랐다.
뭔가 내가 지금부터 공부시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가르칠 수 없다면 미리 공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하고, 하기를 원하면 가르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이의 의견에,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아이도 부모도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부터 ‘번아웃’이 올까 봐...
‘넌 이제 8살이니 되니깐 이것도 해야 해’
‘곧 초등학생인데 이걸 모르면 되겠어?’
‘초등학교 가면 어떻게 하려고 해?’라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보자!
부모부터 너무 비장해지지 말자!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했을 우리아이를 칭찬하기에도 얼마나 모자란 시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