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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Jul 15. 2023

내 아이와 다른 아이가 부딪힐 때?

아이와 함께 어디 놀러 가거나 놀이시설을 이용할 때 보면 꼭 ‘질서를 안 지키는’ 아이들이 있다.


새치기하거나~ 자기 혼자 독식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아이들 대부분을 보면 부모님들 역시 전혀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아이가 어리니깐 그럴 수도 있지’라며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 본능 중에는 자기보다 좀 어리거나 약해 보이거나 체격이 작으면 그 주위를 맴돌면서 ‘내가 더 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약간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가 그물을 건너려면 그 그물을 흔들거나 뒤에 서서 앞에 있는 아이에게 ‘빨리 가라’고 보채기.


몇 달 전 윤우와 어느 놀이터를 갔고, 윤우는 정글짐을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아이 두 명이 윤우 양옆으로 붙어서 ‘너 빨리 해’란 식으로 몰아붙였다.


나는 이런 경우 부딪히는 게 싫어서 대부분 ‘윤우야 우리 다른 거 타러 가자’고 하는 편인데,


이제 윤우도 7살이기 때문에 ‘윤우가 어떻게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가는지’ 보고 싶기도 해서 그대로 뒀다.


윤우가 천천히 자기 페이스대로 정글짐을 탔고 그중 한 아이가 윤우 앞으로 또 새치기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그 아이가 내 시선에 들어왔다.


그렇게 어느 정도 놀다가 우리는 더 위쪽에 있는 놀이터로 이동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아이도 자리를 옮겨서 그쪽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미끄럼틀 주변에 모래놀이터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고 윤우가 다가가 모래놀이를 하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그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막 울부짖기 시작했다.


“내꺼야!”


진짜 꽤 넓은 놀이터였는데도 그 아이 울음소리가 온 놀이터를 뒤덮었다.


윤우는 그 아이가 우니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윤우에게 모래를 뿌렸다.


순식간의 일...


일단 우리는 재빨리 그 아이와 윤우를 분리시켰다.


윤우를 다른 공간으로 데려갔는데,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다. 그 아이가 소리 지르면서 울고 불면서 모래를 던지고... 그런 상황이 처음이라 윤우도 당황하고 서러움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윤우가 어느 정도 진정돼서 다시 그 놀이터를 지나가는데, 그 아이는 혼자 놀고 있었다. 주변에 어떤 아이도 없었다.


“쟤는 분명 또 다른 아이와 한 번 싸움할 거야”라고 내가 남편에게 말하며 윤우를 데리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런데 그날 후회가 됐다.


윤우가 그 아이 모래놀이를 방해했는지, 그 아이는 왜 윤우에게 모래를 뿌렸는지... 정확하게 사과하든, 사과받든 해야 했다.


그냥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


아이에게 사과하는 방법을

사과받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는 것을 그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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