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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14. 2024

무료로 제공되는 필기도구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점심시간의 반은 학생리셉션에 근무해야 한다. 그곳에서 하는 일은 각종 병원 예약 때문에 조기 하교 하는 학생들의 하교타임을 서명하게 하고, 사무실로 전해진 학생들의 물건을 돌려주는 일을 한다.


지난주부터 11학년(고2)들의 모의고사가 진행되었는데 그전에 교육청으로부터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리스트에 맞게 시험공부에 필요한 필기도구세트를(볼펜, 형광펜, 포스트잇, 노트, 투명필통) 보내왔다. 찾으러 오는 학생들에게 한 세트씩 내어주고 서명을 받아 놓는 일을 했다. 그것을 찾으러 올 때 혼자 오는 경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찾아갈 때도 있다. 그럴 땐 나는 아이들에게.

"여기 다양한 색이 있는데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뭘로 줄까?" 그럼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혹시라도 저소득층이라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름 머리를 굴려 아이들에게 마치 아주 중요한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빨간색요!"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기다려봐. 여기 있다. 나도 하나 가지고 싶다. 시험 잘 봐!"

영국은 11학년까지는 노트가 모두 제공된다. 그래서 영국의 문방구가 많이 활성화되지 않은지도 모른다. 교과서는 살필요가 없다. 교사들이 수업자료를 따로 만들어 학생들과 수업한다. 현장학습을 가지 않으면 별도로 학교에 지급해야 하는 돈은 없다. 그래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 않아 공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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