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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11. 2024

영~잘 안되는  영어발음

Wood, Beach, Sheet......

영어를 고등학교까지만 배우고 그 뒤부터는 주워들은 대로 배워서 그런지... 아니면 혀가 굳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영어를 쓰기 시작해서 그런지 나한테는 참 발음하기 힘든 단어들이 있다. 나와 공통점을 가진 한국 사람들이 많으리라.


특히 R과 L, P와 F는  내가 그 단어를 보고 읽을 때는 제대로 읽지만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닌 경우는 누군가 그 단어를 말로 하고 내가 그것을 나중에 써먹을 때가 되면 그게 r이었는지 l이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영국사람들에게는 두 발음은 완전히 다른 발음이라 내가 실수로 바꿔 쓰게 되면 도통 무슨 단어인지 짐작하지 못하는 표정을 한다.


Kichen과 Chicken이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한다는 말을 듣고부터 나도 헷갈려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외국어는 이미 선입견이 자리하고 있으면  입을 벌리기 전부터 꼬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 내가 제일 하기 싫은 단어는 Wood와 Sheet이다. 물론 Beach도 그렇다. Wood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 내가 wood라는 말을 하면 우리 가족 셋은 다들 입꼬리가 올라간다. 또 시작이란 뜻이리라. 가족들이 협조를 안 하니 더욱 나는 그 말을 내뱉기 전에 긴장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학교에 근무하니 종이 한 장, 시험지 한 장 할 때 sheets이란 말을 자주 쓴다. 잘못 쓰면 shit이라는 욕이 되기 때문에 더욱더 긴장하고 쓰려하고 가능하면 안 쓰려 노력한다.


Beach란 말도 길게 뽑으면서 뒤에 ch발음을 약하게 해야 하는데 잘못하면 bitch라는 욕처럼 들릴 수 있어서 이 발음도 매우 긴장하며 내뱉는 말 중에 하나이다.


성격이 급한 것이 일조하는 것도 같다. 차분히 유심히 듣고 기억하고, 내가 그 말들을 내뱉을 때 신경 써서 하면 될 것을 그냥 확 내뱉어 버리고 얼굴 빨개지는 경험을 하고도 또 안 고쳐지니 말이다.


남편이 나의 발음을 놀릴 때면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흘러간다.

나: 오죽헌 해봐!

남편: "오! 쥭현"

나: 한계령 해봐

남편:  한! 계령


남편은 늘 앞글자를 강조된다. 왜 그런가 생각해 봤는데 대부분 첫 모음에 악센트가 있는 영어식으로 한국어도 발음해서 그런 것 같다.


둘 다 자유자재로 하는 아이들에겐 우리의 서툰 상대의 언어가 도통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너희들도 늙어서 외국어 배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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