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하고부터 제일 먼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는 것을 수와드를 통해서였다. 항상 혼자서 공부하면서 나에게 가능한 한국말을 하려고 하는 모습이 예뻐 시간 날 때마다 새로운 단어들을 가르쳐 주기도 했었고, 수와드와 단짝인 알리야도 한국어를 배우는데 그 둘을 위해서라도 한국어 동아리를 운영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동아리 첫날 나와보고는 그다음부터 나오질 않는다. 그 이유를 짐작해 보면, 한국어를 혼자서 열심히 하면서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동아리에 나와보니 자기보다 훨씬 잘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이 불편했던 것 같다. 자기의 실력을 들키는 것이 싫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수와드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많이 앞서는 학생이다.
언제라도 좋으니 나오고 싶을 때 나오라고는 했는데 그 아이가 쉽게 자존심을 꺾고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자히야는 지난주에 이어 나오질 않았다. 항상 월요일이 제일 기대되고 좋다고 하던 자히야가 다른 선생님을 통해 나에게 쪽지를 전해주었다. 어느새 반말이 사라진 쪽지에서 자히야의 노력과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