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제가 느낀 것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 시간이 제일 감사하기도 합니다. 저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부족한 삶에 깨알들이 채워주는 것이 엄청 많습니다. 이 감사를 나누는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그 행복을 찬찬히 나눠보겠습니다.
#1. 길거리 깨알..
1. 빨강 항아리..
원래 빨간지 나중에 빨개진 건지 모릅니다
보면서 웃고 울었습니다.
돋보여져서 좋지만 어느새 무난하지 않아서 버려지거나 누군가는 장난을 걸어서 깨져버릴 것 같아서요.
2. 빛나는 자물쇠..
길을 걷다가 엄청나게 빛나는 전기 관련시설물 자물쇠릉 봤습니다.
매우 반짝거려서 놀랐습니다. 일부러 담당자가 열심히 닦아놓은 것인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르지만 무감각할 것 같고 위험한 시설물에 반짝 자물쇠가 특이했습니다.
금이나 은이었다면 금세 도난당했겠지요.
3. 자동문이다..
가다가 지나가는 차량을 보고 웃었습니다.
'자동문'임을 알려놨지만 타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문손잡이를 잡아당겼겠지요.
늘 손잡이를 잡아당기니까 아예 청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이 재밌었습니다. 저 정도를 해야 '늘 하던 대로 안 하는'우리들 모습이 조금 씁쓸했습니다.
#2. 마음의 감사 & 행복
1. 돌길..
살아오면서 제가 경험한 많은 것들이 제가 갈 길을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귀를 가졌고요. 들은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어졌고요. 다른 사람들의 다른 행동들을 포용하면서 서로 합력하는 수준까지 성숙해졌습니다.
그런 조각들이 모여서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밟아가면서 여전히 다른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가고 살고 있는 일상 자체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어느 카페에 갔다가 바닥에 깔린 돌길을 보면서 '감사'를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3. 마음에 초심 더하기..
1. 알록달록 전선과 전봇대..
전봇대의 다양한 색깔의 전선을 보면서 저를 돌아봤습니다.
신혼 때였습니다. 제 스스로가 잠재력과 창의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하면서 어디서든지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고 자만하는 때였습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다 보니 뭐든지 하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참고 산다고 하면서도 제 의견만 앞세워서 사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수입은 한계가 있는데 이상적으로 살아가는 저를 감당하느라 아내는 뭐든지 참아줬습니다. 심지어 저만의 스타일로 머리를 늘 자르던 터라 아내는 몇 개월째 머리를 자르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부부상담을 하고서야 현실을 돌아보면서 현재 상황 속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상태를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엉엉 울었고요. 그때부터는 잠재력과 창의력이 무한하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을 내려놓고요. 아내와 아이들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선장'으로써가 아니라, '울타리'로써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알록달록한 전선들을 보면서 그저 이상적으로 다양하게 살고 싶었던 저의 모습을 보았고요. 그 전선들이 안전을 위해 커버가 씌워있는 것을 보면서 이제야 그것만을 위해서 살 수가 없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살아가도록 다듬어지고 있는 저를 느꼈습니다.
늘 가던 길로만 가는 것이 안정감 있다고 느끼는 아내와 오늘은 이 길, 내일은 저 길을 다녀보자면서 늘 새로움을 추구한 제가 살면서 신혼 때 아내의 '마음고생'을 이제야 뼛속깊이 이해했습니다. 신혼 때 사용하던 아이폰4로 찍고 글을 적으면서 '초심'을 떠올리고 있는데요. 아이폰4가 여전히 잘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신혼 때 '초심'도 한결같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반성하고 고치면서 살아가는 제 삶이 여전히 풍족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여행, 예쁜 옷, 멋있는 운동화나 옷, 먹고 싶은 음식을 하나도 제때 사주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깨알'들을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하기도 합니다.
제가 깨알들을 보면서 '초심'살리기 하느라고 아이폰4를 사용하면서 하고 있는 것이 또 있습니다. 저에게는 제발 모양이 변하거나 색깔이 변하지 말았으면 하는 물건입니다. 바로 '결혼반지'입니다. 아내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반지인데 아내는 삼 남매 출산 후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면서 착용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착용하면서 저의 '초심'이 변치 않도록, 아내가 속상하거나 오해할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고자 늘 착용하고 다닙니다.
'깨알'과 '초심'은 한결같이 제 주위를 맴도는 것 같아서 감사한 하루하루입니다.
오늘도 보잘것없는 '깨알'에서 재미와 의미를 얻은 것을 나누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24년이 며칠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모든 분들이 소원했던 것들이 남은 며칠 동안에 이루어져서 2024년은 행복한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감사한 것은 올해 연말까지 여전히 여기서 글을 적고 함께 나누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