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커뮤니티', '코칭'이라는 점(dot)
배우고 일한 것을 회고함.
나의 공부와 일을 회고함.
내가 해온 일을 이력서에 한줄씩 채워 정리하는 것보다 이렇게 회고하며 글로 적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 3년 전 즈음부터 배우고 일한 것을 수시로 회고하며 알게 된 것. 똑같은 경험을 두고 서른 다섯에는 이렇게, 서른 여섯에는 저렇게 기억하고 다른 뉘앙스로 기록하는구나. 가령, 20대에 공부했던 '북한경제'에 대해 서른 다섯에는 '외로운 공부였다'고, 서른 여섯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얻게 해준 공부였다'고 말하는 식이다. (이것이 회고의 맛)
[글 쓰는 오늘] 식구들과 함께 '강점 에세이'를 함께 쓰는 이 시간. 지금의 나를 설명하는, 그간의 학습과 경력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며 무언가에 몰입되어 있는 나, 세상을 향해 뚜벅 뚜벅 걸으며 온갖 부적응과 시행착오를 견디되 성취하며 돈 버는 나.
※ 이전에 작성한 내 '일', '공부' 회고 ('22)
1편 : 결혼 전에 북한 공부를?
2편 : 플랜B 없이 퇴사 후 경험한 세 가지
3편 : 엄마가 된 후 실패한 경험 세 가지
나의 배움과 일에는 전체적으로 '지식'과 '사람'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되어 왔다. '지성'이 '사랑'을, '사랑'이 '지성'을 서로 이끌어 주는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뜨거운 마음. 자주 게으르고, 삶을 권태로워 하는 날 부지런히 앞으로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십대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것들이 내가 살아갈 삶과 어긋남 없이 조화로운지 끊임 없이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삼십대에는 당장의 수입보다 내가 1인 지식기업이 될 수 있는 인간류인지 대단히 높은 기준을 가져다 대며 날 혹독하게 시험했다. (이 기준과 잣대를 다시는, 나 혹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들이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리고 서른 일곱인 지금, 그 서슬퍼런 셀프 테스트에 1년 전 겨우 pass해 '글 쓰는 오늘' [커뮤니티] 리더로, 커뮤니티 멤버 분들의 성장을 돕는 [코치]로, 성장하는 길목에 서있다.
이번 글은
'글쓰기(Writing)'와
'커뮤니티(Community)' 그리고
'코칭(Coaching)'이라는
점들(dots)을 연결하는 글이 될 것 같다.
Connect the Dots!
이 곳에 서있는 내 모습은 올 상반기에 쓴 아날로그 일기장에 낱낱이 적혀 있다. 솜사탕 같이 부드럽고 달콤한 설렘의 이야기들은 거의 없고, 안개가 뿌연 산맥을 멀리서 홀로 바라보는 등산가의 이미지가 있다.
내 지식의 배경은
사회과학(대학)과 인문학(퇴사 후)
대학에서 배운 내용들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함께 공부한 사람도, 우리가 Lab실에서, 도서관에서 독서로 쌓은 숱한 이야기들은 이제 내 안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작동하는 것들이 되었을 뿐, 내가 정치를 공부하고 통계를 사랑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하다. 다만 최근 들어 매우 선명해진 사실 하나는, 대학시절 사회과학과 인문학, 경영학이라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사고하고 통찰하는 공부 습관이 내 삶 전반에 '유익한 무기'로 작동하고 있음이다.
커뮤니티 리더로, 콘텐츠 생산자로, 엄마로 살아가는 이 삶, 지식으로 누군가를 섬겨야 하는 리더쉽의 자리에 있을 때 지적 사고의 과정과 그 훈련을 즐기며 '몰입하는 나'를 본다.
사회과학과 경영을 전공한 경력을 뒤로 하고 퇴사하며 시작된 '나만의 인문학 여행' 그 아름다웠던 Grand 3 Years Plan. 결혼 전 2~3년의 시간인데 이 때 난, 지식의 방향이나 지적 사고의 흐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자주 생각하고 기록했던 것 같다. 홍대에서 만났던 인문학 스승, 북서울꿈의숲에서의 새벽 산책, 자기이해 글쓰기와 인문학 고전 강독회, 책 속에서 만난 장소를 여행지 삼아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유랑하던 시간들.
2014년 6월의 어느 아침 6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손에 들고 북서울꿈의숲을 걸으며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하며 눈물 흘린 기억이 내게는 아주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정치외교(주전공), 경영(복수전공)
북한경제(석사논문)
통일부 탈북자 심층면접조사원 (150여 명)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회의 staff
K대학 지역경제연구소
P사 경영연구소 지역경제연구 (북한)
인문학 스승에게서 '자기다움'과 '세상' 공부
읽고 써서 돈 버는 일이
제일 나다운 모습
돌이켜 보면 '읽고 쓰는' 전공공부와 연구업무 때문에 많이 울기도, 어려워서 못해 먹겠다 싶은 순간도 무수했다. 글을 쓸 땐 무엇보다 나 자신에 솔직해져야 하며, 인간사회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넘나들며 삶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함이 날 움츠러들게 했다. 적확한 어휘를 찾아 문장 어느 곳에 배치시켜야 하는 그 사소한 행위조차 버거워 하루종일 누워있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일과 멀어질 때 무기력하고 방탕해지며, 인간과 세상에 냉소적으로 변질되는 일련의 침체와 슬럼프를 겪은 뒤로 다시는 '읽고 쓰는' 일과 멀어지지 않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블로그나 브런치라는 내 채널에서 글을 쓰고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내게 중요했던 것. 원고료에 상응하는 글을 쓰고, 주어진 글감과 마감에 맞추어 글을 내보낼 수 있는 태도와 근력을 만듦. 내 사적인 글감으로 글 쓰는 일이 점점 부담스러워졌고, 내 원고가 필요한 업체에서 내게 던져주는 글감을 쓰는 게 편하고 가벼웠다.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퍼스널 브랜딩은 늘 고민 밖의 일이었으나 최근 퍼스널 브랜딩도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면역관리샵 M 블로그 대행 ('14)
스킨케어샵 O 블로그 대행 ('15)
채식문화매거진 V 기고 ('16)
쿠킹 스튜디오 M 에디터 ('16)
피자A 골목상권pjt 에디터 ('18)
매거진P 기고 (우리는 모두 공동체가 필요해) ('19)
<엄마라는 유산(공저)> 출간 ('20)
매거진N 기고 (엄마의 따뜻한 외출) ('20)
브런치북 <우리 사이 그림이 있어 다행이야> ('22)
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 뉴스레터 기자 ('22)
사람 모으는 일이 좋다
마을기업, 스터디, 커뮤니티...
그리고 코칭
최근 '당신을 발견해 드려요' 컨셉으로 나를 인터뷰한 곳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변을 하다가 결국 내 인생, '모임 인생'이구나, 했다. (인터뷰 청취는 여기) 사람이 모이도록 기획하고 조직하는 일처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늘 혼자인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내가 기분 좋아보일 때마다 '오늘 무슨 모임 있었어?'라고 묻는다.
내게 모임은, '나와 너를 새롭게 알아가며, 우리가 모임 이전보다 더 잘 살 수 있음'을 확인하는 그 현장이다. 왁자지껄 떠드는 모임의 끝에 슬프게 올라오는 허무와 피로는 절대적으로 경계한다. 고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어렵사리 만나 인사이트를 나누기에도 부족한 이 짧은 인생.
이 커뮤니티 인생을 더 값지고 좋은 것으로 빚기 위해 올봄 KAC 코칭 실습을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이미 코치다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 '이렇게 적극적이고 다정한 일에 뛰어 들다니 의외'라는 등, 나의 도전에 대해 크고 작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글 쓰는 오늘' 커뮤니티와 '코칭'을 결합시키려는 목적과 취지가 매우 분명한 바, 이 일이 나와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신앙적인 고백을 덧붙이자면 작년 가을 '빛'으로 나오라는 하나님의 너무나 강력한 말씀에 순종하는 과정에 있다)
커뮤니티 기획과 운영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올해는, 지역별로 운영되는 로컬 북클럽 '한달 한책'의 각 지역 PM들을 세워 '작지만 강한 자기만의 커뮤니티'를 갖고자 하는 분들을 코칭해 드리고 있다. 내 삶 너머의 세계를 경험하는 중이랄까.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자원으로 갖고, 함께 커뮤니티 수다를 떠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에게, 커뮤니티가 필요해.
대학, 대학원 스터디 커뮤니티 운영 ('09~'14)
서울시 마을기업 D협동조합 이사회 ('15)
'청독 문화살롱' 커뮤니티 운영 ('17~'19)
교회 내 '신혼부부 사랑방' ('19)
'경이와믿음' 북클럽 리딩 ('20~'21)
'이터널러너(ELC)' 커뮤니티 운영 ('21)
'글 쓰는 오늘' 커뮤니티 운영 ('22~)
교회 내 '마더와이즈' 스탭 ('23)
로컬 북클럽 '한달 한책' 운영 (8개 지역) ('23~)
커뮤니티 멤버 위한 코칭 준비 (KAC) ('23~)
지금의 내 모습을 설명하는 경험자원들만 추려서 정리해 본다. 이 곳에 추려지지 못한 경험들은 언제 다시 꺼내질지 모르는, 아직 선으로 연결되지 않은 점들이 되겠다. 억지로 잇지 않는다. 때가 되어 연결될 점들은 내가 애쓰지 않아도 결국 연결이 된다.
'글쓰기'와 '커뮤니티' 그리고 '코칭'의 영역, 이 모든 것들을 나답게 소화해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러면서도 이 셋을 점 삼아 매끈한 선으로 연결코자 하는 서른 일곱의 나를 애틋하게 봐준다. 스스로를 연인처럼 다정하게 봐주는 일이 참 중요하더라 :)
'글 쓰는 오늘' 시즌 14 [글로 코칭]에서는 3주간 강점 에세이를 적음으로써 나 자신을 뾰족하게 탐구하고 깊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 후 코칭 대화를 통해 '나'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두 번째 에세이는 '경험자원'에 대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