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9. 18
하지만 그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넝쿨채 손에 쥐어주고 싶었고,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훔쳐다가 그의 단잠을 지켜주고 싶었고,
형용 할 수 없는 이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표현해주고 싶었고,
밤새 들끓는 그리움을 한아름 삼켰다가 그를 보면 쏟고싶었다.
그가 떠나는 뒷 모습을 뜬눈으로 바라보기 전까지,
미안함이 묻어나는 작별 인사를 두 귀로 생생히 듣기전까지,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손을 허공에 여러번 잡아가며 그의 체온이 내 것이 아님을 알기전까지,
거기까지가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