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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 Nov 07. 2024

전하지 못하는 편지

2019. 09. 18 


하지만 그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넝쿨채 손에 쥐어주고 싶었고,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훔쳐다가 그의 단잠을 지켜주고 싶었고,

형용 할 수 없는 이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표현해주고 싶었고,

밤새 들끓는 그리움을 한아름 삼켰다가 그를 보면 쏟고싶었다.

그가 떠나는 뒷 모습을 뜬눈으로 바라보기 전까지,

미안함이 묻어나는 작별 인사를 두 귀로 생생히 듣기전까지,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손을 허공에 여러번 잡아가며 그의 체온이 내 것이 아님을 알기전까지, 

거기까지가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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