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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dioholic Nov 05. 2024

엘도라도(by 개구장애)

당신의 마음에도 엘도라도가 있나요

모두가 내게 같은 말들 뒤돌아 보지 말고 가라
언덕 너머 저편에는 빛나는 것이 있다고
(개구장애, '엘도라도' 中)


대학만 가면 실컷 놀면서 좋은 시절을 누릴 줄 알았고, 취업만 하면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벌면서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린 늘 그렇게 배워 왔으니까. 지금만 참고 버티면 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어른들이 정해놓은 오아시스를 꿈꾸며 행복해야 할 시간을 유예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며 신나게 즐겁게 보내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움직이는 삶에는 결국 후회가 남는다. 그 속엔 내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학교나 직장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그곳이 곧 지옥이란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지만 그땐 이미 늦은 다음이다. 이제 우린 어린 친구들에게 설령 언덕 너머 저편에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내가 원하는 무언가인지를 생각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고등학교 시절, 라디오로 이 노래를 듣고 참 많은 위안을 얻었다. 그냥 뭐랄까... 다 괜찮으니 너무 걱정 말라는 그런 위로를 해주는 마음씨 고운 형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달까. 그땐 엘도라도라는 게 상상 속 황금의 나라를 빗댄 이상향이란 뜻인지도 몰랐지만, 멜로디와 가사가 참 따뜻해서 나만의 응원가로 삼아 참 많이도 듣고 따라 불렀던 것 같다. 그 뒤로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마흔이 넘어서도, 뭔가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서 들었던 고마운 노래다. 살면서 날 보듬어주는 노래 하나쯤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꿈'이란 말이 왠지 모르게 촌스러워진 세상인 것 같다. 모두가 각을 잰 듯한 예민함과 계산에 밝은 영민함을 갖추고, 치열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위기에서 꿈이나 이상이란 게 가당키나 한가. 그래서인지 꿈이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노래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거창하게 엘도라도까지 찾을 필요는 없겠지만... 내가 걷고 싶은 방향대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노래가 오늘 하루 작게나마 위안이 되길.


https://youtu.be/BtWaBc8dV1k?si=rgU6jtStHYA_Mr9t                                                                            

https://youtu.be/BtWaBc8dV1k?si=rgU6jtStHYA_Mr9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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