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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noNo Sep 06. 2022

5. 추천서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걸 극도로 어려워 하는 성격이라 개인적으로 추천서를 받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추천서는 지원자가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일종의 보증을 받는 증명서인데 대부분의 대학원은 3개의 추천서를 요구했지만 2개를 요구한 곳도 있었다. 내가 부탁한다고 해서 모든 교수님들이 수락해주신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4-5 분에게 연락 드리는 것이 좋다. 3명 이상을 연락하기를 권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학교를 한두 군데 쓰지 않는 이상, 교수님들이 일일이 10군데 또는 그 이상의 대학원에 직접 추천서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와 친밀도가 높은 교수님이거나 먼저 그렇게 해주시겠다는 분이라면 한꺼번에 부탁해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적당히 나누어 추천서를 받아야할 수도 있다.  


    교수님들은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하고 계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천서를 부탁하는 연락은 일찍부터 하면 좋다. 그러니까 어느 학교로 지원할지 대충 정했다면 (그 전이라도) 교수님께 정중하게 메일을 보내 추천서를 써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자. 석사로 지원하는 경우에는 학부 교수님께 받으면 되는데 되도록 내가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 내가 성적을 잘 받았고 앞으로 공부할 분야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 분야에 계신 교수님께서 추천서를 받는 게 좋다. 나는 석사 대학원 지도 교수님과 수업을 듣진 않았지만 대학원에서 교류했던 교수님 두세 분께 부탁을 드렸다. 찾아보니 추천서 써주실 교수님이 없다면 일한 곳의 상사에게 부탁해도 된다고 나온다. 하지만 대학원이라는 특성상 최소 한 사람은 연구를 하는 교수님으로부터 받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교수님들은 제자의 앞길에 자신이 도움이 되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시며 적극적으로 응해주신다. 하지만 종종 교수님께서 너무 바쁘시거나, 다른 학생들에게도 써줄 추천서가 많다거나 하는 이유로 거절을 하시기도 한다. 사실 나도 제일 먼저 부탁드렸던 교수님께서 특정 대학원에 다른 학생의 추천서도 써야 하는데 그러면 추천서의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여 조심스럽게 거절하셨다. 그 땐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같은 대학원에서 동일한 교수님의 추천서를 받은 여러 명의 지원자를 받게 된다면 그 교수님을 추천서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 또 다른 한 분은 수업은 듣지 않았지만 학교 내 행사에서 교류한 일이 있어 부탁드렸는데 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거절하셨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 추천서를 써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번의 거절을 당하고도 나는 결국 학교에서 요구하는 추천서를 냈다. 의외의 분들이 승낙을 해주실 수도 있으니 당장에 거절을 당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기로 하자. 결국엔 다 된다.


    보통은 교수님들이 추천서 내용을 내가 직접 써서 보내 달라고 하신다고 한다. 내 경우 대부분의 교수님께서 직접 써서 학교에 보내주셨고 (지원서 양식에 추천서 써주실 교수님의 이메일을 적는 란이 있는데 대학원에서 직접 교수님께 메일을 보낸다) 한 분은 먼저 써주시고 나에게 확인을 요청하셨다. 어떤 경우든 상관은 없지만 내가 드러내고 싶은 강점을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만약 내가 추천서를 써서 교수님께 보내드려야 한다면 추천서 양식을 검색해서 양식에 맞춰서 보내 드리는 게 좋겠다.  


    내가 지원서 양식을 제출하면 대학원 측에서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낼 것이고 기한이 다가오면 reminder 형식으로 또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한 내에 교수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시지 않으면 불안해하지 말고 확인 메일을 보내보자. 다시 말하지만 교수님들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시는 경우가 많아 내가 날짜를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추천서를 부탁드리고 추천서를 제출하는 모든 과정에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나는 메일을 쓸 때도 철자가 틀린 것이 없는지 어법에 맞는지 등도 거듭 확인해보았다.

  

    추천서는 쓰는 것보다 부탁하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피를 말린다. 하지만 대학원 입장에서는 추천서는 또 하나의 렌즈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미리 교수님들과 관계를 쌓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교류를 하면서 연락을 드려보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자 혹은 후배의 앞 길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부차적인 이야기지만, 추천서를 받고 학교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 좋다. 앞서 언급했지만 나는 추천서 부탁하는 게 힘들었던 만큼 기꺼이 추천서를 써주신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매년 스승의 날 때마다 그 분들께는 적어도 메일로라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다음 장에서는 지원서 작성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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