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삽니다만.
제법 묵직한 체중에 가까운 이웃이라는 찬스로 올해도 요리 연구가 장 선용 선생님 댁 메주 만드는 것을 도와드리고 왔어요.
민속촌에서나 봄직한 돌절구에 사부님께서 찧으신 콩을 메주틀에 넣고 결코 가볍지 않은 몸으로 이리저리 눌러 예쁜 모양 메주를 만들지요.
모양 예쁜 메주를 잘 말려 띄우셔서 간장도 담그시고 된장도 만드신답니다.
한국에서도 못 해본 메주 만들고 간장 띄우는걸 이역만리 이 미국에서 해볼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요.
장 선생님께서 날이 차고 바람이 불어 콩 삶는데 애를 먹었다 하시며 작은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손두부를 만들어 주셨어요.
따로 챙겨 주신 비지 찌개는 제 몫입니다.
선생님 시그니쳐 녹두전도 주셔서 작은 아이 저녁상에 올려 줬더니 잘 먹네요.
손두부 김치가 오늘 저녁의 메인입니다.
큰 아이는 축구 보러 간다기에 들어오면 저녁을 차려 줘야겠다 하고 있어요.
성미 씨가 나눠 준 맛있는 짜장은 아껴 뒀다 오늘 아이들 볶음밥에 얹어 내어 줬어요.
잘 먹을 때와 잘 때가 제일 예쁜 아들들.
큰 아이가 사다준 도넛과 함께 하는 커피 타임.
이래서 살은 언제 빼나 하면서도 달달한 도넛을 맛있게 먹었네요.
살은…. 원래 내년부터 빼는 거니까.
그리고 내년은 늘 돌아오니까.
오늘은 즐겁게 먹기로 합니다.
부스터 샷 맞고 으슬 으슬 몸살이 와서 타이레놀 챙겨 먹고 있어요.
메주를 만드는 동안에는 좀 정신을 차릴수가 있어 좋았지요.
날이 너무 따뜻하다 툴툴 댔는데 막상 비 오고 바람 부는 겨울 날씨가 찾아오니 따뜻했던 날들이 살짝 그립습니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요.
전기담요 뜨끈하게 켜 두고 푹 자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네요.
어머 12월이야 했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보름이 지나갑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이에게 유일하게 공평히 주신 것이 하루 24시간이지요.
세상이 불공평하다 툴툴 대면서도 공평하게 받은 시간은 제대로 잘 못쓰고 아깝게 흘려버리네요.
멍 때리는 시간을 줄여야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늘 새해 목표를 부지런해지기로 세우는데 작심삼일도 못 가요.
핑계만 백만 가지이지요.
화살처럼 지나가는 시간.
더 알차게 보내도록 해야겠어요.
이 마음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하는데 매일매일 기억이 새로이 셋업 되니 …. 큰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