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라지 Jan 21. 2020

처음 쓴 출간 기획서 1

생일날 받은 제안 메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나서였다. 독서모임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핸드폰이 부르르 울렸다. 누군가 내 브런치에 '제안하기' 버튼을 누르고 메모를 남겼다는 앱 알람이었다. 한 출판사 편집자께서 내 글에 관심이 있다고, 제안을 하고 싶다고 짧은 메모를 남기셨다.


이게 무슨 일인가. 무척 놀랐다. 대시를 받다니. 나에게 관심을 보였던 이는 2004년 남편이 마지막이었는데...... 아니야, 뭔가 이상해. 왜 나에게 이런 메일을? 진짜 있는 출판사 맞아? 검색부터 해 봐야지. 이삼십 대를 지내며 별별 사건을 겪어 쓸데없이 경계심 충만해진 나는 우선 출판사를 검색했다. 진짜 '존재하는' 출판사다. 가슴이 뛰었다. 어떡하지?


약간은 들뜨고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짧은 회신을 했다. 부족한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출간이 목표이며 배우고 싶다고 쓰고 핸드폰 번호를 남겼다. 어느 정도로 적극성을 보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당장 달려가 뵙고 싶습니다,라고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본심과 달리 건조한 어투로 썼다.


이삼일이 지났는데도 회신이 오지 않자 초조했다. 썸남에게 호감 섞인 고백을 받고 마음이 혹 하던 중 그에게 연락이 없어 싱숭생숭한 기분이랄까? 메일을 수신하신 것으로 되어 있는데 회신이 없는 이유는 내가 상상해 봤자 소용없었다. 내 탓일 수도 그분 사정일 수도 혹은 원래 출판사의 회신은 오래 걸리는지도 나로서는 알 수 없으니까.


1주일쯤 지나 두 번째 메일을 받게 되었다. 내 글에 부족한 점과 보완할 방법을 알려주셨고, 목차와 샘플 원고를 보내면 검토해 주시겠다고도 하셨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 같은 회신이었다. 손아귀 힘이 닿는 한 저 줄을 꽉 잡고 싶고민을 시작했다. 잘 써서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어떻게?


우선 브런치와 네이버를 검색했다. 출간 기획서 쓰기에 관한 글이 넘쳤다. 제안 메일을 받았던 경험과 출간 과정을 쓴 글도 많았다. 제안을 받은 예비 작가가 느꼈던 설렘, 투고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좌절, 출간이 어그러지는 괴로움, 내 책이 세상에 나오는 희열. 필력과 표현 방식은 다를지언정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 2 에서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만의 방'만큼이나 필요한 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