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빼고 기다린다
왜 너만 그럴까?
시작, 설렘, 새로움, 태어남, 피어남…
니가 달고 다니는 말들
왜 너만 다를까?
노랑, 초록, 분홍, 빨강, 연두, 보라…
너는 색을 끌고 다니지
왜 너는 그러니?
추움, 깊음, 기쁨, 뾰족함, 가벼움, 가녀림, 기다림, 우울, 울음, 흥분, 놀람, 바람…
나는 왜…
누가 아니라 할 수 없는, 지금은 완연한 봄이다.
나는 늘 겨울의 끝자락에 서서 봄을 간절히 기다리곤 했다. 어릴 때부터...
아마도 추위를, 겨울을 진저리치게 싫어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은 왜 그다지도 긴지 손톱 끝으로 겨울의 몸뚱이를 북북 긁으며 어서 가라고 얄궂게 밀어내곤 하였다.
몸뚱이를 긁힌 겨울은 마지못해 봄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뒤돌아보며 물러간다. 하지만 봄을 기다리는 내가 얄미워선지 뾰족하기도 하고 따끔하기도 한 작은 파편들을 봄의 옷자락 사이에 숨겨놓고 간다. 그래서 나는 종종 봄이 춥다. 따뜻하다가도 예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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