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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시청자 Dec 21. 2019

이제 '핑계'가 사라졌다

마지막 학기를 종강한 대학생의 최후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오후 3시 55분


정확히 위 시간에 기말 리포트를 제출하면서 마지막 학기를 종강한 대학생이 되었다. 아니, 이제 대학생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나와 같은 처지인 다른 사람들은 이번 종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평소처럼 방학이 시작됐다고 마냥 좋아라 하기엔 개강이 없다. 사실상 끝없는 방학,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백수(a.k.a 취준생)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종강이 싫은가? 결코 아니다. 비로소 시험과 과제, 팀플, 리포트에서 진정으로 해방된 지금 입꼬리가 삐쭉삐쭉 거리며 계속 올라가려 한다.


어쨌든 나는 종강이자 졸업을 꽤 바란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8살 때부터 시작된 '학생'이란 신분에 질린 탓이고, 하나하나가 모두 평가로 직결되는 과제와 시험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침잠이 많아 2학년 때부터 무조건 1교시는 피해 듣던 내가 졸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월요일 1교시를 수강하면서 육체적으로도 더욱 힘들었을지 모른다. 일요일 밤만 되면 왜 아직 종강이 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수백 번 한탄했으니 말이다.




종강은 좋은데 뒤끝이 개운하지가 않아요

 

그런데 희한하다. 분명 바라던 존재였는데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항상 행복함만 선사하던 종강이기에 어쩐지 배신감까지 든다. 무소속에서 오는 불안감. 수없이 들었던 그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 결국 나도 빨려 들어가고야 말았다. 다시 한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맞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낙천적(?)인 나는 처음 겪는 이 순간 역시 존중해주고자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예견된 미래였으니,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최대한 당당하게 맞서 보겠다. 그래, 나 백수다. 어쩔래! (아, 이게 아닌가?)


이제 학생이란 핑계조차 사라져 당장  일도 없는 나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순간과 감정들에 대해 아주 솔직히 적어보겠다.  년쯤 지나고  글들을 읽을  '이런 말도 했었나?'라며 올챙이  생각 못하는 개구리가 되어 있을지, 여전히 같은 상황이라 지금보다 더욱 작아진 내가 있을지 전혀   없다. 그러나 어떤 방향에 있든 기록 자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혹시  모르지, 브런치 덕분에 작가가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쨌든 밀려오는 파도에 본격적으로 몸을 맡겨보려 한다. 그나저나 수영도   하는데, 튜브 정도는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다. 에라이, 어딘가엔 도착하겠지, .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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