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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뉴 Mar 22. 2019

괜찮아, 정말 잘했어

가수 이하이 씨의 ‘한숨’이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지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나는 이 노래를 참으로 좋아한다. 샤이니의 종현 씨가 작사, 작곡한 곡이었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곡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와 그리고 노래의 가사도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했고, 내게도 그랬다. 수천 번을 차 안에서 틀어놓아도 질리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여러분들은 혹시 최근에 어떤 것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가? 외국어를 배운다던가, 영상 편집을 배운다던가, 아니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스포츠나 운동을 하고 있는가? 그 외에도 자신이 개발해야 하는 영역에 대해서 배우려고 할 때, 첫 번째 나타나는 반응은 ‘힘이 든다’이다. 그것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힘들 뿐이다. 그다음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실수가 터져 나온다. 그 모습이 때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나 자신이 피해를 입는 상황도 벌어진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도전을 멈추었는가? 유명 강사들의 강연을 들어보라.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게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포기에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실수하는 것이 두려워서 포기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실수는 누구나 다 한다. 나의 실수에 대해서 강력히 지적하는 사람들도 실수한다. 다만, 전문성이 쌓이거나, 지식과 지혜가 쌓이면 그 빈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들도 별반 다를 건 없다. 자신들의 과거를 생각하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말에 기죽지 마라. 그리고 당신의 실수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여기라. 실수했다면 남들보다 한 가지를 더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자. 실수는 죄가 아니다. 모르는 것이 죄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요즘 이런 갈등이 생기고 있다.     


‘나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거 할 수 있는 거야?’

‘못하면 혼날 텐데.’

‘모르겠다. 난 어차피 안 되는 거 하지 말아야겠다.’    

 

어떻게든 앞으로 가려는 자신과 어떻게든 가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싸움을 매일 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무승부이다.  

    

아이들은 의외로 실수하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 실수했을 때 돌아오는 대가가 보통은 무시 아니면 심한 질책이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실수에 대해서 좋은 반응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도 한몫한다. 모두가 다 그렇다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수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만한 사람들이 적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실수 뒤에 나오는 반응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식상하고도 평범한 말이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누가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고 가르쳤던가. 누가 실수하지 말라고 했던가. 언제부터 그렇게 무식한 세상이 됐는가. 3M의 포스트잇도 실수에서 나왔다. 훌륭한 발명가나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몇 백번이 넘는 실수 덕분에 완성되었다.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기죽을 필요 없다. 인생이 아무리 짧다고 하지만 단거리 달리기의 호흡을 가지고 뛸 만큼 짧지 않다. 긴 호흡을 가지고 여러 번 실수하면서 살자.      


‘기하’라는 수업 때문에 그리고 처음 해보는 공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이에게도,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에 심하게 자책하는 아이에게도, 그리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 아이에게도, 프로젝트를 망친 사람에게도, 몇 가지의 실수를 한 나에게도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위로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말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 배우는 것, 처음 하는 것,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은 실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더 거대해졌을 때 실수가 생긴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자존심에 상처가 나거나,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긍정적인 생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수에 대해 차라리 지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얘들아, 파이팅이다. 오늘보단 내일이 중요한 법이니까. 오늘은 그냥 푹 자자.

     

괜찮아. 정말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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