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리는?
표지판의 설치 목적은 분명하다. 방향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사진 속 표지판은 안타깝게도 본래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 하고 있다. 무른 모래 위에 엉성하게 세워져 잔뜩 기울어진 터라 내가 보는 쪽이 앞면인지, 뒷면인지 구분도 어렵다. 혹은 흙 먼지에 뒤덮인 건지, 어쩌면 애초에 글씨조차 쓰이지 않았던 건지 분간할 수도 없다.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모두가 심한 스트레스 속에 이 우려가 언제쯤 끝날까 걱정하는 요즘, 날마다 뉴스에서 접하는 것들이 스쳐간다. 정부는 정부의 기능을, 언론은 언론의 기능을, 종교는 종교의 그 목적을 잘 지켜가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