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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탐험가 황다은 Aug 24. 2021

코리빙 하우스에서 전시를 만든 이유

며칠 전, 지인들의 인스타 피드를 장식한 사진이 있었다.

줄줄이 올라오는 감성적이면서도 힙한 '방' 사진들이었다.

정체가 궁금했다. 새로 생긴 카페도 아니고.. 어떤 곳일까?


알고 보니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설에서 진행하는 전시회 <노크노크>라는 거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코리빙 하우스에서 '전시'를 한다고? 왜?

인테리어 브랜드에서 전시를 하는 건 봤는데. 코리빙 하우스라니. 참 신기하네.



하지만 이런 의아함은 전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직접 가서 전시를 본 뒤 눈 녹듯 없어졌다.

오히려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코리빙하우스의 최대의 마케팅이다-라고.

    

기본적으로 맹그로브 신설을 비롯한 코리빙 하우스들이 내세우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커뮤니티’ 그리고 ‘영감의 교류’


 모여 삶으로서 같이 밥을 해 먹고 여가를 즐기며 혼자 삶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물론이고, 각자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있다는 거다.


그리고 노크노크 전시회는 아티스트와 브랜드 10팀이 2개월 간 맹그로브 신설에 이사와, 그 방에 초대한다는 콘셉트이다.


전시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10개의 방이

코리빙하우스의 가치를 완벽하게 표현해준다 !


내가  알지 못했던 아티스트도  있었다.

하지만 방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어떤 브랜드인지 느껴졌다. 또한 각기 다른 색을 지닌 이 사람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상상의 나래도 펼쳐지더라.


이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에도 해당된다.


독립영화로 유명한 엣나인필름의 방은 보석 같은 영화에 대한 사랑이 뚝뚝 흘러넘친다.



음반 레이블인 유니버설뮤직코리아의 방에 들어서면 창작의 열기가 솟아오르는 뮤지션의 공간에 놀러 온 기분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 사람의 방처럼 표현했다.


그러니 브랜드가 꼭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더 이해가 잘 되더라.

     

내가 방문한 건 작은 방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만난 건 한 사람, 한 브랜드를 읽어낼 수 있는 아주 큰 세계였다.


그리고 그 방에서도 특히나 눈에 들어오는 장소가 있었다.


바로 책상이다.


사실 책상은 굉장히 일상적인 공간이다.

손때 묻은 메모, 좋아하는 책, 이번 주 일과와 좋아하는 영화의 포스터가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즉 취향이 담뿍 묻어있으면서, 업에 대한 열정도 엿볼 수 있는 곳이라는 거다.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책상이 MZ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업의 방식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MZ세대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려는 덕업일치 성향이 강하다. 본 직장에서 실현하기 어렵다면, N잡과 부캐로 자신의 덕질을 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유튜버 예진문, 김겨울이나 포토그래퍼 송시영  노크노크 전시에 참여한 아티스트들 역시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발전시킨 덕업일치의 주인공이다.


그들의 업무와 좋아하는 취향이 공존하는 책상을 마주하면, 그런 MZ세대의 성향이 고스란히 보인다!



10개의 에 다 놀러 갔지만, 아직  곳이 남았다.


맹그로브 신살의 20, 레스토랑 소일 가야 한다.

왜냐고?


숨겨진 신설동의 핫플레이스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소일을 방문한 이유는 간단했다. 노크노크에서 전시를 보면 소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00원 할인 쿠폰을 주기 때문이다. (전시 관람비가 3000원인데, 2000원을 돌려받는 구성이라니!)


그런데 막상 20층에 도착해보니 웬걸.

신설동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 같이 20층에 입장해보자.



어마어마한 뷰다.

테라스가 보이는 통창으로 서울을 채우는 빼곡한 빌딩과 푸르른 산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속이 뻥 뚫리는 광경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통창을 향해 주르륵 놓인 1인 맞춤형 테이블과 의자다.


좌석 구성 하나에도 맹그로브 신설의 센스가 묻어있다

이곳에 앉으면, 눈앞에는 서울의 아름다운 풍경이 여유롭게 펼쳐진다. 그리고 혼자만을 위한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바삐 노트북을 하며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


신설동 20층은 라운지와 레스토랑 소일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한 켠에는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한쪽에서는 노트북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바삐 보낸다.


혼족이 증가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센스 있는 구성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뷰 좋은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아차차, 중요한 걸 빼먹을 순 없지. 소일은 레스토랑인 만큼 본질에도 충실하다. 공간만큼이나 음식에서도 신선함을 선사한다.


소이빈 리조또처럼 비건 메뉴도 있고, 히비스커스 절임을 넣은 샐러드 등 소일만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메뉴도 돋보인다.


   

맹그로브 신설의 전시를 방문하는 대다수가 코리빙하우스의 타깃인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다. , 10개의 방을 전시한 것이  어떤 광고보다

맹그로브 신설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있다는 거다.


나만의 방은 어떤 취향을 담고 있을까?


나는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끔 해주기 때문이다.


전시 전후로 마주하는 20층 라운지에서 맹그로브 신설의 센스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건, 덤이다-



# 노크노크 전시 : 8 31일까지, 네이버 예약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 레스토랑 소일 :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22 맹그로브 신설 20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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